한국은 게임 시장 규모로 전세계 5위 안에 꼽히는 전통적인 게임 강국이다. 국내 출시가 금지된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한국에 러브콜을 쏟아내는 이유다. 지난주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기간에 맞춰 한국을 찾은 수많은 글로벌 프로젝트들도 한국 게임사와의 협업에 특히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호주에 기반을 둔 게임 전문 블록체인 플랫폼 이뮤터블(IMX)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4일 디센터와 만난 앤드류 소로코브스키(사진) 이뮤터블 글로벌 사업개발 부사장은 “한국은 게임 업계에서 매우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전세계 게임사의 ¼가량은 한국에 있고 ‘프리 투 플레이’와 같은 혁신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며 한국 협업을 적극 추진해 온 이유를 밝혔다.
이뮤터블이 선택한 국내 게임사는 넷마블이다. 이뮤터블은 최근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본격적인 협업에 앞서 마브렉스는 기존 클레이튼(KLAY) 위에서 서비스 되던 게임들을 이뮤터블의 이더리움 레이어2 체인 이뮤터블zkEVM으로 옮겼다. 이뮤터블은 2000만 달러(약 268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마브렉스 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로코브스키 부사장은 "이미 2~3년 전부터 넷마블과 협업을 논의해왔다"며 “트리플A급 게임 개발사 중 (마브렉스 만큼)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곳은 5곳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높은 품질의 블록체인 게임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게임 개발 능력을 갖춘 한국 게임사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소로코브스키 부사장은 온보딩 게임의 재미와 품질이야말로 이뮤터블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치 벤처캐피탈(VC)과 같이 플랫폼 위에 올라갈 블록체인 게임을 꼼꼼히 심사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위에 올라가는 게임엔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게임과 게임 토큰의 토크노믹스 지속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단기적인 토크노믹스를 갖춘 게임들을 심사 단계에서 골라내고 토크노믹스 설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자문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구성원들의 게임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뮤터블은 당초 게임 스튜디오로 시작했다. 7년 전 게임 개발을 위해 뭉친 23명의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구축한 플랫폼이다. 이뮤터블 팀은 현재도 자체적인 게임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이뮤터블은 게임 시장의 규모가 크고 블록체인의 유틸리티를 잘 보여준다는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을 앞세우는 다른 플랫폼들과는 전혀 다르다"며 “이뮤터블 팀은 게임 개발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고 개발자들이 재밌는 게임을 간단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이뮤터블은 연초 출시한 이더리움 레이어2 체인 이뮤터블zkEVM의 게임 온보딩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뮤터블zkEVM엔 올해 연말까지 20~30개에 달하는 게임이 대거 올라간다. 소로코브스키 부사장은 “엑시인피니티(AXS)가 이끌던 블록체인 게임의 첫 번째 사이클이 끝난 이후 매끄러운 블록체인 게임 구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다양한 툴과 기술들이 개발됐다”며 “이제 곧 높은 퀄리티의 블록체인 게임들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뮤터블이 온보딩을 준비 중인 약 30개의 게임들도 이전까진 보지 못했던 퀄리티를 갖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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