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내 가상자산 정책 전담 직책으로 신설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가상자산 차르’로 페이팔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데이비드 삭스가 지명됐다. 삭스 전 COO가 프로젝트 고문으로 있는 가상자산 제로엑스(ZRX)는 지명 소식과 함께 40% 급등했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ZRX는 이날 삭스 전 COO의 가상자산 차르 지명 소식이 발표되자 40% 폭등해 0.9달러 선을 터치했다. 일일 거래량은 전날 대비 45배 넘게 불어났다. 6일 오후 5시 21분 ZRX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전날 대비 28.32% 오른 0.84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ZRX의 급등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로엑스 프로젝트 고문 삭스 전 COO를 가상자산 차르로 지명한 영향이다. 그는 앞서 자신의 엑스 계정에 자신을 “제로엑스의 열렬한 지지자”로 표현한 바 있다. 삭스는 실리콘밸리 기업가이자 투자자로 대표적인 친가상자산 인사인 일론 머스크와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삭스는 가상자산 차르 지명에 대해 “주요 기술에 대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리더십 하에서 미래는 밝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로엑스는 이더리움(ETH) 기반 탈중앙화거래소(DEX)이다. 제로엑스에서 사용되는 거버넌스 토큰이 ZRX다. ZRX는 국내 원화 거래소 대부분에 상장돼 있으며, 6일 기준 업비트에서 전체의 40%에 달하는 거래량이 발생하고 있다. 가상자산 차르 임명 이후 ZRX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ZRX는 업비트에 상장된 모든 가상자산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빗썸에선 이날 하루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삭스 전 COO가 임명된 가상자산 차르직은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내 최초로 신설한 가상자산 정책 전담직이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직책은) 가상자산 정책을 마련하고 의회와 가상자산 정책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며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기타 연방 금융 기관들과 접촉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의회·SEC·CFTC로 친가상자산 사각 편대를 구축하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SEC와 CFTC에도 가상자산 친화적 인물을 인선하고 있다. 지난 4일엔 친가상자산 인사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이 새 SEC 위원장에 지명됐다. 앳킨스 지명자는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의 창립자로 가상자산과 핀테크를 지지한다. 올 4월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 주관 행사에선 가상자산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없는 것은 SEC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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