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미 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BTC) 6만 9370개(약 65억 달러) 매각을 최종 허가했다.
9일 디크립트는 리처드 시보그 연방 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이 BTC의 몰수를 막으려는 신청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미국 법무부는 4년간 이어진 법적 공방에 종지부를 찍고 압수 자산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3일 압수된 BTC 중 약 20억 달러(약 2조 9168억 원) 상당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USMS)이 코인베이스 프라임과 수탁 계약을 맺고 있어 향후 매각 절차도 이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판결은 정치적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2주 앞둔 시점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 참석해 “BTC를 절대 팔지 말라”고 말하며 전략적 BTC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이 즉각적인 BTC 매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방 자산 몰수 절차에는 여러 행정 과정과 항소 기간이 포함돼 있어 실제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이날 자신의 엑스를 통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 3790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곧 하루에 약 10억 달러가 유입됐다는 의미”라며 “미국 정부가 65억 달러어치 BTC를 매각하는 것은 단 일주일 만에 흡수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소식에 BTC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 18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2.20% 내린 9만 4312.36달러를 기록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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