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한 가운데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한 해였다. 거래량이 2020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침체기를 겪었지만 NFT의 실용적 가치와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디앱레이더가 발간한 ‘2024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NFT 연간 거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거래 건수는 18% 줄어들었다. 1분기에는 거래량이 53억 달러를 기록하며 잠시 반등했지만 3분기 15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4분기에는 26억 달러로 소폭 회복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를 만회하지는 못했다.
대신 실용적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퍼지펭귄은 월마트, 월그린스, 타겟 등 글로벌 유통망에 장난감 인형을 출시했다. 특히 스페인 프로축구 팀 유니폼에 프로필 NFT(PFP NFT)를 도입해 스포츠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실물 경제와의 연계를 강화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퍼지펭귄 NFT의 거래 건수는 44% 줄었지만 바닥가는 114% 상승했다.
유가랩스의 컬렉션들은 상위 거래량을 유지했으나 시장 지배력과 바닥가가 크게 하락했다. 유가랩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아더사이드' 개발과 PP 맨(PP Man)과의 신규 프로젝트를 예고하며 올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NFT 마켓플레이스 시장에서는 '제로 수수료'를 내세운 블러가 강세를 보였다. 블러는 적극적인 에어드롭 마케팅으로 3분기를 제외한 전 기간 거래량 1위를 지켰다. 4분기에는 업계 강자 오픈씨와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오픈씨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미등록 증권 관련 조사 통지서를 받았다. 이어 11월에는 전체 인력의 56%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재는 플랫폼 개편 '오픈씨 2.0'과 자체 토큰 발행을 준비하며 재도약을 모색 중이다.
신흥 강자로 떠오른 매직에덴은 솔라나를 시작으로 이더리움, 폴리곤, 비트코인, 베이스, 아비트럼 등으로 지원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7억 달러 규모의 에어드롭과 함께 자체 토큰 'ME'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디앱레이더는 "2025년 NFT 시장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임 아이템, 음악 저작권, 부동산 권리증, 입장권 등 실용적 가치를 지닌 NFT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앱레이더는 “특히 레이어2(L2) 기술 발전으로 거래 효율성이 개선되고 AI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서비스 출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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