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코인(USDC)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600억 달러(약 87조 9540억 원)를 돌파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립에 나서면서 테더(USDT)에 비해 규제 리스크가 낮은 USDC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오후 2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USDC 시총은 601억 5948만 달러(약 88조 1637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초 437억 6500만 달러(약 64조 1551억 원)였던 시총 규모가 1분기 동안에만 37%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스테이블코인 시총 1위 USDT의 시총 규모는 5% 증가하는 데 그쳐 USDC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21.05%에서 25.45%로 4%포인트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솔라나(SOL) 기반 USDC 발행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솔라나 체인에서 발행된 USDC는 2억 5000만 달러(약 3664억 원) 규모에 달한다. 솔라나 기반 USDC 누적 발행량은 지난 20일 기점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6600억 원)를 돌파했다. 올해 솔라나 기반 밈코인 열풍이 불며 솔라나 디파이 생태계가 활성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 세계 주요국들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USDC 채택을 촉진하고 있다. USDC는 USDT에 비해 규제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USDC 발행사 서클이 스테이블코인에 친화적인 미국 기반 업체로서 전 세계 규제당국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반면 USDT 발행사 테더는 조세피난처인 영국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해 기관 감독을 받지 않고 준비금에 대한 공식 회계감사도 하지 않는다.
USDT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 도입된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에 따라 유럽 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제히 상장폐지 된 상태다. USDC는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본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 취득에 성공하며 상폐 조치를 피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지니어스 스테이블코인 법안’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 체계를 담고 있어 미국 내 USDT 발행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테더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최근 대형 회계법인과 연간 회계감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대비에 나섰다. 이달 초엔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입하며 재무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테더는 지난 3일 “20년 이상 대규모 자산운용사 감사 업무를 담당했던 업계 베테랑 사이먼 맥윌리엄스를 테더 CFO로 임명했다”며 “신임 CFO는 테더의 투명성 제고와 규제 준수 강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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