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만 달러 선을 넘긴 지 하루 만에 다시 7만 달러대로 밀려났다. 경기 침체 우려로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빠져나가며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BTC는 7만 9655.83달러에 거래됐다. 전일 대비 4.06%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ETH)은 8.78% 하락한 1524.23달러를 기록했다. 엑스알피(XRP)는 4.63% 내려 개당 1.969달러에서 거래됐다. 솔라나(SOL)는 5.43% 내린 112.68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 BTC는 전일 대비 3.41% 하락한 1억 1809만 9000원을 기록했다. ETH는 8.25% 내린 225만 8000원, XRP는 4.07% 하락한 2917원에 거래되고 있다.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투자관리사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약 5억 9500만 달러(약 8648억 원)가 순유출됐다. 미국이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유예한 이후에도 1억 2700만 달러(약 1845억 원)가 추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국채와 현금 중심의 자산 배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헤지펀드 라자드레셋매니지먼트의 글로벌 채권 공동 책임자 마이클 와이드너는 “신용 시장 유동성이 완전히 말라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국채나 현금과 같은 더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흐름이 결국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데이터분석기업 알터너티브닷미의 크립토공포탐욕지수는 전일 대비 21포인트 오른 39포인트로 ‘공포’ 상태로 전환됐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룩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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