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를 이끄는 리처드 텅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텅 CEO는 8일 서울 서대문구 골든타워 빌딩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스터디’에서 “한국 업체와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낸스의 강점을 설명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입장에서는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방대한 이용자 기반을 활용하면 상품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2억 9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전 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로 빠른 체결 속도와 낮은 체결 비용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텅 CEO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기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국내 결제, 국제 송금 등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대형 은행과 e커머스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와도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인 서클과 협력해 플랫폼 내 USDC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일가가 이끄는 가상자산으로 화제가 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의 스테이블코인 USD1도 바이낸스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는 “역동적이고 기술 변화에 민감하다”며 “최근 한국 정부가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와 금융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언급하며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 개인을 넘어 기관의 시장 참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텅 CEO는 “가상자산이 주류 시장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제와 기관 참여가 필수인데 한국에서의 흐름이 긍정적”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으로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텅 CEO는 고팍스 문제와 관련해 “엄청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이를 해결하려면 규제 측면의 승인과 기타 주주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팍스는 고객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하다가 2022년 자금 인출을 중단했다. 바이낸스는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고팍스 최대주주가 됐지만 금융당국이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하지 않아 고파이 피해 자금 상환을 중단한 바 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