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의 이광재(사진) 명지대 석좌교수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높이려면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같은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돼 외국인들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외국인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손쉽게 매매할 수 있어야 국제 통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에게 업비트와 빗썸 같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실명 계좌를 만들 수 없어 사실상 원화로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없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들어와 자유롭게 원화 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어야 글로벌 수요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참여를 국가 차원에서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스마트폰 산업을 양분하는 삼성과 애플이 결국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맞붙게 될 것”이라며 “삼성은 단말기 기반을 갖춘 만큼 원화 코인을 결제 시스템에 결합하면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애플페이와 애플월렛을 통해 결제 인프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이 접목되면 가상화폐 결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연동할 경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 주도권 경쟁의 무기로 부상한 만큼 원화 코인이 대기업 플랫폼과 결합할 때 국제시장에서 입지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문화·교육·의료·스토리 등 K플랫폼을 구축해 원화 코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코인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공연·드라마·웹툰, 온라인 학습 서비스, 원격의료와 건강관리 플랫폼에 원화 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연동하면 전 세계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논의가 확산되는 흐름과 달리 한국은행이 한발 물러서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USDT 발행사 테더나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 서클처럼 은행이 아닌 민간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데 은행 중심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원화 코인은 정부와 한은이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