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을 넘어 전통 금융과 실물기업 운영의 기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온체인 금융 확산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구빈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XRP 서울 2025’에서 “운용업계 관점에서 본다면 스테이블코인은 투자와 유동성 관리까지 수행하는 기초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의 융합’ 세션의 패널로 참여해 "미래애셋은 규제가 허용된 국가를 중심으로 토큰화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필수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블랙록의 ‘비들(BUIDL)’, 프랭클린템플턴의 ‘벤지(BENJI)’ 등 글로벌 운용사들이 토큰화 펀드를 속속 내놓으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확산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자금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 결제망을 대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승훈 우리은행 디지털자산팀 차장은 “실시간으로 유동성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내부 자금 운영에 큰 효율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경 간 송금과 무역금융 결제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외환 규제와 자금세탁방지(AML) 등 금융당국의 감독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기술적 효율성과 컴플라이언스의 균형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비금융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비용 절감과 데이터 주권 확대의 기회로 바라봤다. 박병선 LG전자 블록체인 연구실장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사업 운영 효율화 효과가 크다”면서 “다만 기존에 은행이 책임지던 역할을 탈중앙 네트워크에 맡기게 되면 역할과 책임(R&R)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웹3 계정 보급이 늘어나면 소비자가 결제·신용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는 데이터 주권 시대가 열릴 수 있다”며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 아이디어를 녹여내는 환경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