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0만 달러 초반대에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 달 전 대비 약 18% 넘게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7일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2.03% 내린 10만 1844.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7.33% 떨어졌다. 한 달 만에 약 18.4% 하락했다.



BTC는 최근 한 달 동안 청산과 유동성 위축이 이어지면서 반등 동력이 약화됐다. 알렉스 손 갤럭시디지털 리서치 총괄은 “BTC의 구조적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며 연말 목표가를 기존 18만 5000달러에서 12만 달러로 낮췄다. 그는 BTC의 기본 체력은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는 유동성 축소와 위험회피 심리 확대로 시장이 일시적 냉각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정점 찍었다…'조정 국면' 진입=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BTC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우려하며 매도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9년 BTC 출시 이후 반복돼 온 4년 주기 패턴에 따라 이번 시점이 정점 이후 조정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렉산더 블룸 투 프라임 창립자는 “BTC는 역사적으로 △돌파기 △과열기 △조정기 △축적기 등 네 단계로 움직여왔다”며 “현재는 과열기를 지나 조정 국면에 접어든 시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 구조가 바뀌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가상화폐 분석기업 K33의 리서치 책임자 베틀 룬데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 1월 도입되면서 과거 주기 패턴이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도 앞서 1일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반감기를 기준으로 한 4년 주기설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며 “이번 하락은 사이클 초기화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자본이 금과 기술주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금 유입은 계속 “더 오른다”=일각에서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BTC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JP모건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최근 보고서에서 “BTC의 적정가치는 17만 달러 수준으로, 향후 6~12개월 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BTC가 금보다 약 1.8배 높은 위험자본을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시가총액은 금의 민간 투자 규모(6조2000억 달러) 대비 약 3분의 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청산에 따른 단기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BTC는 위험자산 중 가장 강한 회복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자금은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헤지펀드의 절반 이상(55%)이 이미 가상화폐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평균 7%의 비중을 가상자산에 할당하고 있다. 이들 중 3분의 2는 향후 1년 내 BTC 파생상품 등 추가 매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제도권 편입과 기관 참여 확대가 BTC의 중장기 상승세를 지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