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떠나는 이른바 ‘코리아 엑소더스’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국 경제 곳곳에 위험신호가 켜지고,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꼽히는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체 이탈로 줄어드는 일자리의 일부라도 만회하기 위해선 블록체인 산업과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 임금인상 등 노동환경이 급변하면서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움직임이 확산 되는 분위기다. 특히 섬유 등 노동집약적 업종의 기업은 물론이고 반도체 등 첨단 분야까지 ‘탈한국’ 조짐이 보이면서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013년 307억 달러에서 2014년 284억 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2015년 302억 달러로 다시 증가했고 2016년에는 391억 달러로 90억 달러 가까이 많아졌다. 지난해에도 437억 달러로 12% 가량 늘었다.
이처럼 국내 제조업체들은 한국을 떠나고 있지만, 전 세계 내로라하는 블록체인 기업들은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은 한국에서 우수한 블록체인 개발자와 기업을 끌어들여 새로운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팀잇과 IOS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스팀잇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와 손잡고 국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IOS는 게임, 메신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을 앞세워 올해 안으로 국내 다수 블록체인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세계 100 여개 이상의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리플 측은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국내 금융업체들과 정부 관계자들과의 협력을 위해 방문했다”며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스타트업 에너지마인도 최근 한국에 지사를 열었다. 올해 7월까지 에너지를 절감하면 암호화폐를 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인 에너지마인은 대기업, 대학교, 정부기관 등과의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이처럼 세계는 이미 한국의 블록체인 기반이 탄탄하다고 인정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은 한국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데 한국 정부만 저평가하고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진흥협회 이사장은 “한국은 PC,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보급률 등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고 IT 기술자도 많다”며 “블록체인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을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것인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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