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당국의 규제가 없는 암호화폐의 ‘치외법권’ 상황이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성숙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금융당국의 규제 마련을 촉구하는 발언이지만 국내 상황과도 맥을 같이 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캐비타 굽타 컨센시스(ConsenSys)공동 집행위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2018에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치가 빠를수록 암호화폐 기업들도 미국에 더 빨리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패널로 참여한 ARK 투자사의 캐서린 우드 CEO 역시 규제가 없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드 CEO는 “비트코인과 증권형 토큰 시장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 없는 시장에서 성장은 불가능하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가 나와주지 않는다면 법적 분쟁으로 인해 시장이 혼란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만들기 위한 적기를 놓치기 전에 정부가 규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단순한 금융기관의 규제만으로는 시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패널로 참석한 잘락 조반푸트라 퓨처퍼펙트벤처스 설립자는 “기술적 이해가 더해져야 제대로 된 규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이해와 법적 제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산업계 적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조반푸트라는 “미국에서도 아직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은 영역이 많은데, 이러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효율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블록체인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드 CEO는 “특히 로봇공학과 자동화, 인공지능과 딥러닝 및 에너지 부분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만나보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박정연기자 drcherryberry@decenter.kr
-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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