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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일한다]⑥말 한마디의 영향력 '블록체인 인플루언서'

국내 20개여개 팀 존재..구독자 4만 명부터 신생까지

기술 설명, 코인 분석, 투자 자문 등 다양한 방송 존재

공신력과 수익 사이에서 딜레마 겪기도

방송의 정체성 확립과 꾸준함이 가장 중요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어딜 가나 광고가 쏟아지는 오늘날엔 화려한 TV 광고보다 직접 써 본 친구의 한 마디가 더 강력하다. 이제는 어엿한 직업으로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유튜버·크리에이터)도 같은 원리로 시작되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2030세대의 정보 원천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블록체인 산업계에서도 인플루언서 열풍은 거세다. 블록체인 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방송, 유망한 코인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는 방송,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업계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방송 등 그 종류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는 킬러웨일(구독자 약 3만 7,000명), 신의 두뇌(약 2만 명), 비트보이쎄시봉(약 1만 명) 등 현재 20개 내외 팀이 블록체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블록체인 산업계가 신생분야인 동시에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뷰티나 게임 등 다른 분야보다 절대적으로 시청자 수가 적고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인플루언서들도 적지 않다.

◇“직업이라는 생각보다는 취미로 시작했죠”=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관심과 이해도, 열정, 그리고 성실함이 없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은 직업이 인플루언서다. 1년 전부터 방송을 시작한 말랑카우TV 팀은 방송 시작 동기를 취미와 기록으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언서의 비즈니스모델은 구독자의 수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마이너스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인플루언서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방송 초기에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 블록체인 인플루언서 킬러웨일은 “탁상공론만 하다가 시작도 못할 수 있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선 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인의 방송을 기획하고, 찍어보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곧바로 확인해 고칠 수 있고 제 3자의 피드백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인플루언서의 경우 전문적인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기술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블록체인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그날 이야기할 소재를 정하고 관련된 최근 뉴스 및 정보들을 파악한다. 이때 각 방송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기는데 코인 소개 방송이라면 백서를 읽고, 투자자문의 경우 해외 호재나 차트를 분석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다음으로 방송의 흐름을 계획하는데, 이 과정이 콘티를 짜는 과정이다. 시청자들은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인플루언서들은 콘티(영상을 위한 대본)를 세세하게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후 예정된 장소에서 카메라 및 조명을 설치하고 촬영한 후 필요한 부분만 자르고 강조하는 편집 과정에 들어간다. 몇몇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편집을 외주로 맡기고 본인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집중하면서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이미지출처=셔터스톡

◇수익과 광고 그 사이...블록체인 인플루언서의 딜레마=구독자들이 늘어나고 인기와 영향력을 얻게 되면 다양한 수입원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행사 리뷰나 강연 요청이 있고, 블록체인 관련 기업 홍보팀에서 함께 일하자는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요청은 코인에 대한 리뷰다. 상승세를 타는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종종 검증되지 않은, 혹은 스캠 의혹을 받고 있는 코인에 대한 광고 요청이 들어온다. 특히 이런 요청의 경우 수락 시 지급금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코인에 대한 리뷰는 방송의 질을 낮추게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불새를 운영하는 홍준 위블락 대표는 “만약 코인 소개 광고를 수락한다면 해당 코인에 대한 날카롭고 객관적인 질문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블록체인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중립적 위치를 잃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분명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자신이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에 있음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딜레마도 있다. 블록체인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는 주로 투자에 관한 방송이다. 어떤 코인에 투자하면 좋을 지, 차트는 어떻게 분석하고 앞으로 이 코인의 전망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방송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블록체인 인플루언서들은 투자 방송에 대한 반응이 훨씬 뜨거운 것을 보고 콘텐츠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한다. 실제로 코인에 반영된 기술을 설명해주던 익명의 인플루언서는 댓글 창에서 “그래서 여기에 투자해, 말아?”라는 댓글을 보고 방송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말랑카우TV 팀과 킬러웨일은 이런 사례에 대해 “방송의 정체성을 확실히 잡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본인이 방송을 시작할 때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는지 되돌아보고 구독자 수나 댓글에 흔들리지 않고 원하는 방향에 매진한다면 영향력은 알아서 따라온다는 것이다.

◇장에 따라 휘둘리는 블록체인 인플루언서들...전망은=블록체인 업계 대부분의 직업이 코인 시황에 영향을 받지만 인플루언서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코인들의 가격이 일제히 떨어지는 하락장이 찾아오면 구독자 수도, 영상 관심도도 급격히 떨어진다. 현직 인플루언서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각자 다른 일을 병행하는 편이다. 말랑카우TV 팀은 잠시 방송제작을 중단하고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댑(DApp) 개발을 연구 중이다. 킬러웨일과 코남은 블록체인 빌딩컴퍼니 체인파트너스의 피클(PYKL) 팀에 속해 개인 방송 외에 다른 일들을 진행하기도 하고, 불새 채널을 운영하는 홍준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개발사 위블락을 운영한다.

블록체인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현직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홍준 대표는 “인플루언서의 가장 큰 장점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산업이 조금씩 안정화 하면서 블록체인 인플루언서 역시 유튜브 방송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자 1만 명의 비트보이쎄시봉은 “다른 무엇보다 사람을 끄는 힘이 중요하다”며 “시황분석이든, 차트 분석이든 본인만의 관점을 잘 살려서 방송하는 인플루언서라면 끝까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서연기자 minsy@decenter.kr

민서연 기자
minsy@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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