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잦아든 이후 블록체인 업계는 이제 블록체인의 혁신성이나 잠재력에 대한 담론을 넘어 실제 이용자의 호응을 받는 서비스가 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내 모바일의 전성시대를 열었듯 블록체인의 킬러앱이 등장해야 하는 시기다. 과연 어느 분야에서 어떤 형태로 나올 것인가.
김석환(사진) 예스24 대표는 24일 “현재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대부분은 플랫폼 아니면 지급결제 등 금융 분야”라며 “이를 제외한 단 하나의 서비스가 있는데 스팀잇, 바로 콘텐츠 서비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금융의 경우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만 TPS 수준의 속도를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에 금융 관련 서비스보다 디지털 콘텐츠 쪽이 2세대 블록체인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먼저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국내 온라인 서점 1위 업체 예스24는 지난달 세이(SEY)토큰의 백서를 내놓으며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웹소설,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자와 창작자가 암호화폐인 SEY토큰을 이용해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고 참여와 호응에 따른 보상을 받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게 예스24의 구상이다.
김 대표가 바라보는 블록체인 서비스의 핵심은 연결성(Connectibility)과 보상 두 가지다. 그는 “만약 전 세계의 IT인재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자율형 분산조직(DAO)를 구축하고 검색, 지도 등 개별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간다면 블록체인판 구글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연결과 참여를 통해 집단지성의 힘이 진정으로 발현될 수 있는 블록체인 시대에는 과연 구글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발현할 경우 콘텐츠 시장의 파이는 이전과 다른 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블록체인으로 콘텐츠들의 창작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유통되는지, 소비자가 얼마나 호응하는지가 명확히 규명되고 기록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모든 참여자를 연결하고 콘텐츠 생산에 보상을 부여할 수 있다”며 “결국 더 많은 이들이 콘텐츠를 생산할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고 양의 축적이 어느 시점에 다다를 때면 디지털 콘텐츠 퀄리티가 변환하는 순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할만한 서비스가 나오는 지역으로 다름 아닌 한국을 꼽았다. 김 대표는 “한국이 블록체인 서비스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건 세계 각국의 블록체인 투자펀드 관계자들의 의견이기도 하다”며 “블록체인의 구글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가능성을 비롯해 어떤 분야에서 누가 어떤 혁신을 만들어 낼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 서울시가 주최하는 첫 블록체인 행사 ABF in Seoul의 메인 컨퍼런스 ‘퓨즈(Fuze)2018’에서 ‘콘텐츠 경험을 혁신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잠재력’을 주제로 강연한다. ‘퓨즈2018’은 30일과 31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며 김 대표를 비롯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전 총리, 존 밀번 EOS 기술혁신가,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정엽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 시바지 다스 프로스트엔설리번 APAC 총괄사장 등 30여 명의 국내외 각 분야 전문가들이 블록체인과 핀테크를 주제로 연단에 오른다.
/김흥록기자 rok@
- 김흥록 기자
-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