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에도 ‘기본 틀’은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노드에 대한 암호화폐 보상, 노드 간 합의 과정 등 일정한 포맷을 만들어놨다.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들은 그 안에서 TPS(Transactions Per Second·초당 거래량)를 늘리고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을 구상한다.
하지만 한민우 델타앤데이로(Delta&Deiro) 대표는 틀을 깨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5일 만난 그는 “거래 내역이 빨리 처리돼도 거래 승인, 블록 생성이 지연되는 이상 TPS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노드들에게 블록 생성에 따른 보상을 제공할 때도 그 보상이 반드시 코인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델타앤데이로의 ‘델라포털’ 플랫폼은 기존 플랫폼들과 사뭇 다르다. 거래 처리만 고려하는 TPS를 늘리기보다, 거래가 검증되고 블록이 생성되는 과정을 포괄할 수 있는 CPS(Confirmation Per Second·초당 검증)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델라포털은 노드 간 합의를 통해 검증하지 않는다. 한 대표는 “거래 검증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자 합의 알고리즘이라는 블록체인의 기존 틀을 깼다”고 밝혔다.
델라포털은 합의 알고리즘 대신 VOTA(Verification of Transcendence Spatial Autocorrelation·자기상관검증)라는 검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이 생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거래 생성, 거래 승인, 블록 승인, 블록 생성 4가지로 세분화한 뒤, 노드 하나가 하나의 업무만 맡는 방식이다. 한 노드가 거래 검증과 블록 생성을 도맡지 않으므로 그에 따른 코인 보상도 받지 않는다. 기존 블록체인 플랫폼에선 노드에게 코인 보상이 지급돼야 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블록 생성 대기시간이 발생했으나, 이 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다.
코인 보상이 없다면 누가 노드로 델라포털에 참여할까.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델라포털에서는 디앱(DApp)이 곧 노드가 된다”고 답했다. 델라포털 상 노드는 PoW(작업증명) 방식의 채굴자나 PoS(지분증명) 방식의 지분 보유자가 아니라 플랫폼을 이용하는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디앱)이다. 한 대표는 “이더리움 등 플랫폼에서 확장성 문제가 나타난 것도 보상 때문”이라며 “더 많은 코인 보상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블록 생성에 나서다 보니 속도가 느려지고 확장성이 부족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델라포털 노드들은 코인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닌, 각자 개발한 디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참여자들”이라며 “디앱들이 노드로서 하는 일이 네트워크의 신속성과 보안성을 보장하고, 이것이 디앱들의 사업 이익에 직결되게끔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노드, 즉 디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노드의 역할이 세분화돼있을 경우 더 많은 노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델라포털은 노드로 참여할 디앱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한 대표는 “델라포털은 디앱들이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기본 위젯을 제공한다”며 “디앱들이 내는 수수료 가격도 코인 가격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법정화폐에 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델라포털을 이용하는 디앱들은 반드시 델라 기반 토큰을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미 토큰을 발행해 ICO를 한 기업 중에 서비스를 상용화하지 못한 곳들이 많은데, 그런 기업들도 얼마든지 델라포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러 새로운 기능들을 갖춘 델라포털은 오는 30일 메인넷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에 치중해왔던 델타앤데이로는 메인넷 공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델라포털의 차별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력도 충원한다. 델타앤데이로는 오는 27일 마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리는 ‘ABF in Seoul 2018’ 잡페어에 참가해 인재를 모집한다. ‘ABF in Seoul 2018’ 잡페어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정보기술(IT) 분야 기업과 구직자들을 위한 채용박람회다.
델타앤데이로가 이번에 모집할 직군은 개발, 글로벌마케팅 직군이다. 기존 채용절차는 각 팀 리더 면접과 대표 면접으로 이루어졌지만, 이번 잡페어 지원자는 잡페어 부스의 인사담당자 면접을 거친 뒤 대표 면접을 바로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델라포털은 세계 모든 디앱들이 쓸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마케팅 인재가 특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델타앤데이로의 향후 목표는 델라포털 플랫폼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디앱들을 직접 출시하는 것이다. 한 대표는 “제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신기술들은 결국 모두 인공지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 데이로가 적용된 델타지식허브를 1호 디앱으로 선보인 후 30개 이상 디앱들을 직접 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편집자 주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가 서울시·서울경제신문·체인파트너스 등이 공동주최하는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을 주관합니다. 텔레그램에서 @decenter_kr 로 검색해서 ‘디센터 텔레그램’ 방에 오시면 ‘ABF in Seoul’ 행사에 대한 다양한 기사와 각종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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