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의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이 버전 2.0으로 넘어가는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인 세레니티를 앞둔 가운데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줄 대안으로 zk-snarks(영지식 증명)가 떠오르고 있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탈중앙집중성·확장성·보안성이라는 트릴레마를 직면한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 중 확장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샤딩과 플라즈마 등의 개선방안을 모색해왔다. 확장성 해결을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알려진 플라즈마는 이더리움 체인을 루트체인으로 두고 하부 체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만 이더리움에 올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플라즈마를 개발 중인 연구원들은 “여러 번의 반복작업을 거치며 플라즈마가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다.
플라즈마의 진행속도가 느려지면서 비탈릭 부테린은 영지식 증명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개최된 이더리움 개발자 행사인 데브콘4에서 부테린은 “zk-snark 및 그 응용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비탈릭 부테린은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플라즈마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이드체인은 그대로 개발하되, 영지식 증명을 통해 온체인(on-chain)에서의 속도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영지식 증명은 비탈릭 부테린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암호화폐 제트캐시(Zcash)의 기본 기술로, 서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직접 공개하지 않으면서 특정한 검증 방식을 활용해 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영지식 증명을 블록체인에서 활용할 경우 검증에 필요한 데이터양과 계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진다. 이미 제트캐시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으로의 도입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테린은 지난달 발표한 이더리움 스케일링 솔루션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영지식 증명을 언급하며 “영지식 증명을 이용할 경우 이더리움의 트랜젝션 속도를 초당 500 TPS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더리움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들이 영지식 증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테판 조지 그노시스(Gnosis) CTO 역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영지식 증명의 가능성을 알아가고 있다”며 “이는 확장성을 해결할 획기적인 방법으로, 바로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서연기자 minsy@decenter.kr
- 민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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