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후에 광고를 건너뛸 수 있습니다”
15초.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을 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에선 5초로 그나마 짧다. 이용자들은 불만이 많다. 2~3분 길이의 짧은 영상을 시청하는 데 불필요한 데이터와 시간을 광고에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식어텐션토큰(BAT·Basic Attention Token)은 기존의 디지털 광고 시장의 문제를 사용자·게시자·광고주의 입장에서 풀고자 한다. BAT는 사용자가 겪는 문제로 웹사이트를 뒤덮은 광고로 인한 데이터·배터리 소모와 광고 추적(AD Tracker)을 꼽는다. 광고 추적은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하는 행동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와 선호하는 광고 등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게시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인터넷 기업이 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탓에 수익 불균형이라는 문제에 처해있다. 광고주는 해커가 웹사이트에 의도적으로 가짜 트래픽을 생성하면 정당한 광고료 집행을 할 수 없다. 광고주와 게시자를 연결하는 중개자에게 줘야 하는 수수료 또한 적지 않다.
BAT는 이런 피로감을 토큰이코노미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백서의 첫 문장인 ‘디지털 광고는 망가졌다(Digital advertising is broken)’에서 그 의도는 명확히 드러난다. 이더리움 기반의 ERC-20토큰인 BAT은 지난 15년 출시된 웹브라우저 브레이브(BRAVE)에서 교환·거래된다. 브레이브 브라우저가 사용자가 광고를 보는 시간과 빈도를 확인하면 BAT 지갑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지갑 안의 BAT을 처리한다. 그 방식은 다음과 같다. 광고주는 광고 비용으로 BAT를 구매한다. 사용자는 광고 시청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만약 광고를 본다면 그 대가로 광고주에게 BAT를 받는다. 광고주는 사용자가 광고를 볼 때 게시자와 브레이브에 BAT를 준다. 사용자는 보상으로 받은 BAT를 게시자에게 기부하거나 프리미엄 콘텐츠를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즉 광고를 보는 사용자의 관심(attention)에 대해 BAT가 보상되는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은 중개인 없이 머신러닝 기술로 자동화돼 있다.
그렇다면 브레이브 브라우저는 얼마나 많은 광고를 차단할까. 브레이브 브라우저의 새 탭(New Tap)을 클릭하면 광고 추적 차단 수(Tracker Blocked)와 차단된 광고 수(Ads Blocked), 브라우저를 사용해 절감한 시간(Estimated Time Saved) 등이 나타난다.
BAT는 등장 당시 자바 스크립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렌든 아이크(Brendan Eich)가 공동설립자라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크 공동설립자는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Firefox)의 개발사인 모질라(Mozilla) 재단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기도 했다. 개발진의 화려한 이력 덕분에 BAT와 브레이브 브라우저는 첫 등장부터 신뢰감을 얻었다. 최근엔 크롬 호환성과 22% 빨라진 로딩 속도를 지원하는 브레이브 1.0 출시에 이어 지난 8일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BAT가 상장됐다. 하지만 브레이브 브라우저의 경쟁 상대가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구글과 크롬이라는 점에서 웹 브라우저로써 또 다른 차별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루키 코인 등 BAT와 비슷한 특징을 지닌 코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박선우기자 blacksun@decenter.kr
-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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