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은 테조스의 수난시대였다. ICO(암호화폐공개) 붐이 일었던 2017년, ‘세계 1위’ ICO프로젝트였던 테조스는 지난해 크고 작은 소송에 엮이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아서 브라이트만(Arthur Breitman) 테조스 공동창업자는 26일 강남 잼투고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는 테조스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브라이트만 창업자가 새로운 시작을 확신하는 이유는 올해 테조스의 거버넌스가 제대로 구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거버넌스는 테조스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테조스는 ‘온체인 거버넌스(On-Chain Governance)’를 통해 ‘하드포크 필요 없는 블록체인’을 표방한다. 온체인 거버넌스란 모든 참여자에게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자체 수정할 수 있는 원장을 제공하고,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수정안을 제시하는 거버넌스를 말한다. 참여자들은 단일 네트워크 안에서 프로토콜 수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며, 이후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수정안으로 자체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업그레이드를 위해 네트워크가 둘로 갈라지는 하드포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2019년은 테조스가 거버넌스 매커니즘을 제대로 보여줄 시기”라며 “그동안 온체인 거버넌스라는 개념이 테조스 메인넷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드포크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업계를 뒤흔들었던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는 테조스의 장점을 표방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캐시는 하드포크를 앞두고 ‘비트코인ABC’ 진영과 ‘비트코인SV’ 진영으로 나뉘며 업그레이드의 방향성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두 진영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분열했고 이는 암호화폐 전반의 가격 하락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하드포크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하드포크 외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테조스는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시 하드포크가 필요없기 때문에 좀 더 민주적인 방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며 “시간도 훨씬 절약된다”고 강조했다. 또 “수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견 간 갈등이 생길 여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테조스의 또 다른 목표는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디앱·DApp)을 끌어들이는 일이다. 현재 탈중앙화 펀딩 플랫폼 비아즈(Viaz), 개인화 보험 솔루션 테즈쇼어(Tezsure) 등 총 24개 디앱이 테조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디앱은 아직 없다.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테조스의 메인넷이 작년에 나왔기 때문에 아직 상용화된 디앱은 없다”면서도 “디앱들은 곧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앱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테조스를 선택할 경우 어떤 장점을 얻을 수 있는지 언급하기도 했다.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다”며 “테조스의 자체 스마트컨트랙트 언어인 미켈슨, 오카멜은 솔리디티에 비해 사용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테조스의 거버넌스 모델은 디앱 개발자들로 하여금 테조스 플랫폼이 항상 업데이트 된다는 믿음을 갖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한국에서 네트워크를 넓히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테조스가 발전을 거듭하려면 네트워크가 세계적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한국에도 베이커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이커는 테조스의 블록생성자를 일컫는 말로, 테조스 개발팀에 프랑스 출신이 많아 붙은 별명이다. 이날 테조스코리아가 개최한 ‘테조스 블록체인 토크’에 참석한 브라이트만 창업자는 “테조스 코리아 재단이 여는 행사에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꾸준히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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