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12일 공시된 코인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은 2018년 하반기 45억6,737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4억8,180원이다. 코인원의 제6기 감사보고 기간은 2018년 7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다. 이는 결산 시점을 6월 말에서 12월 말로 변경한 데 따른 결과다.
제5기 감사보고 기간인 2017년 7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코인원은 940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실적과는 대조적이다. 동일기간의 영업이익은 524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대조적인 모습은 제5기 감사보고 기간 당시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기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간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급등하였다가 수개월의 시간을 두고 큰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했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투자자가 대거 시장에 발을 들인 시점도 이때와 겹친다.
2018년 5월 이후 큰 손실을 본 암호화폐 투자자가 거래량을 크게 줄였다. 더불어 정부와 언론은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지속 경고했다. 지난해 1분기 최대 거래량을 보이던 암호화폐 시장은 서서히 ‘크립토 겨울’에 들어섰다. 일반 투자자의 거래량은 크게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최근 3월 이후부터 거래량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코인원의 지난해 재무제표엔 반영되지 않았다.
영업비용 중 급여 항목도 크게 변동했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코인원은 급여로 120억원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급여 지급액은 27억원에 그쳤다. 직원 감축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급격한 시장 환경 악화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된 만큼 코인원의 체력도 떨어졌다. 2018년 6월 30일 기준, 729억원이였던 현금(현금성자산 포함)은 408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인원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고객들로부터 총 2,532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위탁 보관 중인 암호화폐 가운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리플(XRP), 아이오타(IOTA) 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원의 대주주는 데일리금융그룹으로 지분 74.59%를 보유하고 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지분 20.12%를 보유하고 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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