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중앙은행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국가는 CBDC 파일럿 테스트에 나서는 등 곧 다가올 현금 없는 사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컨센서스 2019’ 행사에서 토마소 만치니 그리폴리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 부문 최고위자는 이같이 말하며 CBDC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그리폴리 IMF 최고위자는 CBDC의 정의에 대해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를 만들어 ‘법정화폐화’하면 그것이 CBDC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CBDC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로, 반드시 중앙은행에서 발행되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리폴리 IMF 최고위자에 따르면 CBDC 발행에 눈을 돌리는 국가는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진보 경제(Advanced Economy)’ 지향 국가고 또 하나는 신흥국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신흥국이 CBDC에 눈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흥국이 CBDC를 발행하면 종이 화폐를 찍어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자금(통화) 관리에 드는 관리 비용 또한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앙은행은 CBDC 발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사회자의 발언에 그리폴리 IMF 최고위자는 “CBDC 발행에는 분명 리스크가 있다. 특히 초반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CBDC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과 데이터 관리, 중앙은행 시스템 재편 등에 들어가는 노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것을 대거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이 장점만을 보고 달려들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폴리 IMF 최고위자가 바라보는 CBDC의 미래는 밝다. 그는 CBDC가 돈의 역사에 있어 분명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돈의 기능은 변하지 않지만, 돈의 구조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발전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짧으면 5년 안에, 적어도 10년 안에는 분명 CBDC를 발행하는 국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국가는 CBDC가 재무건전성을 향상한다는 점을 높게 사면서 CBDC 파일럿 테스트에 나서고 있다”며 “물론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라 각국에서 구축하려는 CBDC 시스템은 각기 다르다. 적절한 설계와 정책만이 리스크를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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