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지난 8일 906만 9,000번째 블록에서 ‘이스탄불’ 하드포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이스탄불 하드포크에는 6개의 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 이더리움 개선안)가 담겼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 방식 중 하나로,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쪼개 새로운 체인을 만듦으로써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말한다. 이스탄불 하드포크에선 6개 EIP에 따라 크게 6가지 기능이 수정됐다.
EIP-1108은 영지식증명을 쓰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GAS비(이더리움 연산·거래 수수료)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안이다. 영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술을 뜻한다.
EIP-1344는 블록체인을 구분 짓는 ‘체인 아이디(Chain ID)’를 조회할 수 있게 하는 개선안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쪼개질 경우 분리된 체인과 기존 체인은 서로 다른 체인 아이디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의 체인 아이디는 1이고, 이더리움클래식의 체인 아이디는 61이다. EIP-1344가 도입되면 스마트컨트랙트에서 이 체인 아이디를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온더는 “플라즈마와 같은 레이어 2 솔루션에서 EIP-1344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며 “플라즈마 체인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부모 체인’으로 활용하는데, EIP-1344가 도입되면 부모 체인의 체인 아이디가 바뀌어도 동기화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더리움의 확장성 솔루션 중 하나인 플라즈마는 전체 거래 내역이 아닌 거래 요약본만 이더리움 부모 체인으로 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때 부모 체인의 체인 아이디가 바뀌면 두 블록체인의 동기화가 끊어지고, 플라즈마 체인도 체인 아이디를 수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EIP-1344가 도입되면 이런 경우에도 두 블록체인의 동기화가 끊어지지 않아 플라즈마 체인의 불편함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EIP-1884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상 컴퓨팅 비용과 GAS비 간 균형을 재조정하는 개선안이다. 보통 GAS비는 노드(네트워크 참여자)가 거래를 검증할 때 드는 컴퓨터 연산 비용을 고려해 부여된다. 그런데 컴퓨팅 비용과 GAS비 간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이 불균형을 이용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악의적인 공격(디도스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 EIP-1884는 이 균형 관계를 재조정함으로써 디도스 공격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
EIP-2028은 이더리움에 데이터를 올릴 때 드는 GAS비를 절감하는 개선안이다. 온더는 “데이터를 저장할 때 드는 비용 부담이 줄기 때문에 EIP-2028 도입 시 레이어 2 솔루션들이 혜택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 내역 일부를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리는 레이어 2 확장성 솔루션 프로젝트들이 저렴한 GAS비로 데이터를 올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EIP-2200은 이더리움의 비효율적인 거래 비용을 줄이는 개선안이다. 이더리움 스토리지에 거래 데이터를 올릴 경우 데이터를 처음 올릴 때 많은 GAS비가 들고, 데이터값을 수정할 때마다 추가 GAS비가 든다. EIP-2200은 수정 과정에서 드는 GAS비를 이전보다 적게 낼 수 있게 한다.
해당 보고서에서 온더는 이스탄불 하드포크에서 다른 블록체인 및 레이어 2 솔루션과의 상호운용성을 위한 기능들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또 이더리움 생태계에 부담을 초래했던 비용을 일부 재조정해 이더리움이 더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은 내년 기존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합의알고리즘을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으로 변경하는 ‘이더리움 2.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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