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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공짜 인터넷 비즈니스는 한계에 도달했다"

  • 도예리 기자
  • 2020-01-16 15:41:26
[디센터 인터뷰]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공짜 인터넷 비즈니스는 한계에 도달했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도예리 기자.

구글은 무료로 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일 뿐 아니다. 구글이 내놓은 여러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만 하면 된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 기업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그에 상응하는 수익 창출이 가능하단 계산이 깔렸다. 고객이 회원가입을 할 때 만들어진 ID는 기업에 종속돼 있다. 해당 ID로 접속해 활동할 때마다 수많은 데이터가 생성된다. 기업은 이 데이터를 수집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팔아 광고를 하고 수익을 낸다. 고객은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하는 대가로 개인 데이터를 기업에 내주는 셈이다.

김종협 아이콘루프(ICONLOOP) 대표는 탈중앙ID(Decentralized ID)가 확산되면 이런 서비스 구조가 DID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7일 서울 중구에 있는 아이콘루프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DID 기반으로 그 밑에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ID가 보편화되면 DID 하나만으로 여러 기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고객은 DID에 저장된 정보 중 기업에게 공개할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아이콘루프, 올해 3월 마이아이디(MyID) 출시 예정
‘마이아이디’는 아이콘루프 DID 플랫폼이다.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됐다. 처음 DID를 발급할 때 금융기관에서 관련 개인 정보를 인증해준다. 이후 개인은 한번 발급된 DID를 지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에서 발급한 DID로 삼성증권에 비대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혹은 4월 유즈 케이스(Use Case) 1~2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금융권 중심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후 비(非)금융권으로 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비금융권 유즈케이스로는 ‘야놀자’가 가장 먼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야놀자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있다. 야놀자 앱에 여권을 등록하고 DID를 발급받는다. DID를 이용해 해외 호텔에서 체크인을 한다. 프런트 직원에게 여권을 제시할 필요 없이 무인 키오스크에서 체크인이 가능해진다.

그는 금융권에서도 비대면 계좌 개설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마이아이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용 등급, 잔고 증명 등을 마이아이디로 발급할 수 있다. 만약 특정 기업이 이 데이터를 돈 주고 산다면, 데이터를 증명하고 DID를 발급한 금융기관과 아이콘루프, 데이터 공개에 동의한 고객이 수익을 나눠 갖게 된다. 금융기관 입장에선 새로운 이익 창구가 생기는 셈이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그는 “나중엔 야놀자와 신한은행를 DID로 엮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테면 신한은행 1등급 고객이 야놀자 앱으로 동남아 호텔을 예약한다. 김 대표는 “이 정보를 살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고객에게 동남아 펀드를 추천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는 추정이다. 데이터를 팔아 생기는 수익은 신한은행, 야놀자, 아이콘루프, 그리고 고객에게 모두 분배된다.

김 대표는 “공짜 인터넷 비즈니스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용자가 자기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데이터 오너십이 확장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콘루프가 지분 투자를 받은 까닭
아이콘루프는 지난해 10월 100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 투자라운드는 기술보증기금이 주도했다.

지분 투자를 받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마이아이디는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마이아이디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초기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회사가 운용하는 자금만으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당연히 지분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무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은 정부출연기관이다.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보증기금은 담보 능력이 미약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무형 기술을 심사해 기술보증서를 발급한다. 이를 토대로 기업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아이콘루프도 이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기술보증기금 벤처혁신사업부와 연결이 됐다”고 밝혔다. 보증연계투자를 받은 것이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기술보증이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보증한 금액의 2배 이내, 최대 30억 이내에서 투자를 집행한다”고 전했다.

아이콘루프와 아이콘재단의 관계
김 대표는 “아이콘루프와 아이콘 재단은 계약 관계”라고 강조했다. 지분 관계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콘 루프 초기 사명은 ‘더루프’였다. 더루프는 아이콘 재단이 추진하는 아이콘 프로젝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했다. 아이콘 재단은 지난 2018년 스위스 추크에서 ICO를 진행했다. 이더리움(ETH)으로 유치한 자금은 약 45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아이콘 프로젝트는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김 대표는 “당시 한국과 일본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며 이 때문에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해외에선 ‘더루프’란 사명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아이콘 재단에게 ‘아이콘’ 이름을 쓰겠다고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더 루프는 2018년 8월 사명을 ‘아이콘루프’로 변경했다. 그는 “아이콘 재단에서 ICO로 모은 자금은 아이콘루프 ‘마이아이디(MyID)’ 사업 등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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