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업체 코인플러그가 알프로젝트(R-Project)와 손잡고 난민을 위한 탈중앙 ID(DID, Decentralized ID)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알프로젝트는 로힝야 프로젝트의 줄임말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식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다.
로힝야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난민에게 ID를 부여하고자 설립됐다. 난민은 국적국 밖에 있다. 즉,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공포 때문에 국적국의 보호를 원하지 않는다. 국적이 없기에 신원을 증명하기 어렵다. 난민이 금융, 교육, 의료 등 기본 서비스에 접근하기 힘든 까닭이다.
무하마드 누어(Muhammad Noor) 알프로젝트 대표는 “로힝야 난민에게는 기본 개인정보 데이터 관리 체계조차 없다”며 “정부 또는 비정부 조직에서 부여하는 신원증명체계가 없어 생존에 필수적인 서비스에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기술이 이러한 상황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해 DID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DID는 블록체인으로 ‘내가 나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ID 체계는 중앙화된 기관에 종속돼 있다. 이용자가 신원증명을 시도하면 중앙화된 기관에서 이를 대신 확인해준다. 반면 DID는 특정 기관에 속해 있지 않다. 탈중앙화의 성격을 띠고 있어 어디서든 동일한 방식으로 내가 나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 이 사람이 해당 사람이 맞는다는 사실을 블록체인에 기록된 키 값으로 판별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입력된 정보는 변경할 수 없다. ‘믿을 필요가 없다(trustless)’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 때문에 신원증명이 가능하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 민족이다. 미얀마군은 지난 2017년 종교적 탄압 등에 반발한 로힝야족 일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대대적 토벌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수천 명이 사망했다. 마을은 초토화됐다. 사태 여파로 약 7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 외무장관을 겸하고 있는 아웅산 수치 고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유엔의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미얀마군의 집단학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는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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