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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금융권 뒤흔든 '다단계'에서 암호화폐 공구방이 떠오른 이유

투자 베테랑도 당하는 다단계 사기…암호화폐 투자에는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 노윤주 기자
  • 2020-01-29 17:04:30
[디센터 스냅샷]금융권 뒤흔든 '다단계'에서 암호화폐 공구방이 떠오른 이유

최근 국내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사태일 것이다. 그 규모만 1조 6,679억 원에 달한다. 라임의 환매 중단 사태에는 다단계가 주원인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이슈를 접했을 때 국내 1위 자산운용사가 이런 일을 벌였다는 데 놀라긴 했지만, 낯설지는 않았다. 토큰 공동구매방(공구방)에서는 라임 사태와 유사한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환매란 고객이 펀드에 투자했던 지분을 다시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환매가 중단되면 투자자는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지 못한다. 환매 문제가 생긴 라임 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1호’는 다단계 폰지사기에 휘말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플루토 TF-1호 운용 자금 6,000억 원 중 40%가량의 금액을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셜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했는데, 이 IIG가 폰지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IIG의 면허를 취소하고 펀드 자산을 동결하면서, 라임이 투자했던 금액도 당분간 회수하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다.

라임은 폰지사기 꼬리물기를 하듯 IIG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했다. IIG의 폰지사기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신규 투자자를 모집했다.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다단계식 운영’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번 사태를 보며 암호화폐 토큰 공구방의 확장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큰 공구방은 말 그대로 여러 명이 모여 ICO를 진행 중인 토큰을 공동구매한다. ICO에 직접 참여하는 것과 토큰 공구는 다르다. ICO가 ‘프로젝트-투자자’ 간의 거래라면 공동구매는 ‘프로젝트-총판’ 그리고 ‘총판-투자자’ 간의 거래 구조를 띤다. 총판이 공구 참여자들의 자금을 한 번에 걷어 ICO에 대표로 참여하고, 프로젝트로부터 토큰을 받으면 이를 각 참여자에게 재배분하는 일을 한다. 총판은 수고의 대가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다.

ICO가 호황이던 시절, 총판들은 ICO 프로젝트가 떴다 하면 본인의 공구방에 소개하기 바빴다. 그러나 ICO 침체기가 오자 이들은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고민을 했다. 본인들이 소개했던 프로젝트가 ‘먹튀’를 했기 때문이다. 약속했던 토큰 발행, 거래소 상장, 기술 개발 등은 없었다. 총판들은 초반, 항의하는 몇몇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환불하였다. 이 환불금의 출처는 또 다른 투자자가 냈던 투자금이었다. 상황이 반복되자 총판들은 수습이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본인들이 만든 공구방을 버리고 떠났다. 한때 채팅방 정원이 꽉 찰 정도로 인기 있던 공구방에는 이제 투자자들의 한숨 섞인 글만 올라올 뿐이다. 총판의 공지 또는 해명은 찾아볼 수 없다.

총판에게 항의하다 지친 투자자들이 “너 잘났다”라며 서로 힐난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떠났고, 피해자들끼리 싸우는 형국이다. 공구방을 파탄 낸 총판들은 이제 암호화폐 판을 완전히 떠났을까? 아니다. 이들은 오프라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동네 미용실처럼 암호화폐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주로 모이는 장소를 무대 삼아 암호화폐를 팔고 있다.

최근 가장 ‘핫’한 공구 아이템은 ‘암호화폐 채굴기’란다. 우선 토큰을 구매하고, 그 토큰으로 다시 몇백만 원 상당의 채굴기를 구매하고, 이를 운영하면서 이자를 지급하는 모델이다. 집에서 컴퓨터 전원만 켜놓으면 이자가 나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홍보하는 총판들의 달콤한 말에 덜컥 토큰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자는 영원히 지급되지 않는다. 신규 투자자가 계속해서 유입될 때는 새로운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지만, 신규 투자자가 끊기면 이자도 끊긴다. 자금 돌려막기의 전형적인 다단계 구조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Buffett)도 당했다고 한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의 태양광 에너지 업체 DC솔라에 투자했는데, 알고 보니 폰지사기 다단계 회사였던 것이다. DC솔라는 태양광 발전기 1만 7,000여 대를 제작해 통신사, 스포츠 경기장 등에 임대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사용한 태양광 발전기는 700대뿐이었다. 그리고 신규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벌어지는 채굴기 암호화폐 공구와 다를 바 없는 행태다.

국내 1위 사모펀드라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의 귀재도 다단계에 당한다. 투자 전에는 철저한 검증이 꼭 필요하다. 검증을 했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물며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구 참여자들이 이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안타깝다. 라임과 워렌 버핏 사례로 투자 베테랑도 당하는 게 다단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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