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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CSI]⑤“이 코인 꼭 사세요”···암호화폐 소개하는 유튜브, 투자 책임은 누가?

/출처=셔터스톡

#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대표 주자죠. 유튜브에는 암호화폐 가격에 대한 내용을 집중 방송합니다. 이들의 암호화폐 가격 전망을 그대로 믿고 투자를 하는 시청자도 있죠. 그러나 투자에 따른 결과는 오롯이 투자자 본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 기사는 맹목적인 암호화폐 투자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자 기획됐습니다.

1인 방송 시대, 유튜브는 정보의 보고다. 정치, 사회, 예능 등 유튜브 방송에서 다루지 않는 주제가 없다. 혹자는 유튜브가 뉴스를 대신할 시대가 올 것이라 내다보기도 한다. 암호화폐를 다루는 유튜버도 방대한 생태계의 일원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을 전망하거나 새로운 암호화폐를 소개한다.

“형, 누나들 대단한 호재입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방송 시간 동안 유튜버 A 씨는 10번 넘게 박수 쳤다. 그가 박수 치면 채팅창에는 시청자들이 보낸 박수 모양의 이모티콘이 줄지어 올라간다. A 씨는 근래 나온 암호화폐 뉴스를 갈무리하고 이를 해석해주는 방송을 진행한다. 박수 횟수는 그가 다루는 뉴스 개수와 동일하다. 즉 모든 뉴스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이끌 호재라는 뜻이다.



A 씨가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방송 콘텐츠의 헤드라인을 살펴봤다. ‘비트코인 (가격) 5억 간다’, ‘비트코인 1년 내 1,000% (가격) 상승’ 등이 눈에 띈다. 그는 지난해 6월 “비트코인 가격, 1년 안에 1,000% 오른다”고 발언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500만 원을 웃돌았다. 당시 가격보다 1,000% 상승하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1억 6,500만 원이 된다. 2020년 3월 비트코인 가격은 80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A 씨의 장담대로라면 비트코인은 향후 두 달 사이 두 배 이상의 가격 상승을 이뤄야 한다. 그의 전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는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을 져야 할 법적인 의무도 없다.

“유튜버가 암호화폐 가격을 전망하고, 이를 여러 사람에게 전파한 행위 자체는 유사수신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유튜버는 수신행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금 보장 등을 미끼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돈을 받아내는 경우에만 유사수신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 강성신 법무법인 해내 변호사

/출처=셔터스톡

“돈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면 정말 돈이 많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기도하세요”
시장의 모든 이슈를 호재로 해석하는 A 씨.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는 시청자들에게 ‘기도’하라고 한다. 간절히 기도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지난 3월 13일 암호화폐 시장이 대폭락을 겪은 이후 게재된 A 씨의 영상을 찾아봤다. A 씨는 이날 암호화폐 폭락에 대한 이슈를 다뤘다. 그러나 폭락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앞으로 올 가격 상승에 대비하라”며, 또 다시 호재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A 씨가 뉴스를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A 씨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서버 점검을 ‘떡상 준비’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서버를 점검하는 것은 앞으로 몰릴 거래량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2017년에도 거래량이 몰려서 거래소들이 점검에 들어가지 않았냐”고 강조했다.

그는 한 대형 마진 거래소의 서버 다운에 대해서는 “돈을 잃은 투자자들이 화가 나서 서버를 날려버렸다”고 정리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서버 점검 및 다운 이유에 대해 위와 같은 해명을 한 적이 없다. 어디까지나 A 씨 개인의 해석일 뿐. 그러나 이를 시청하는 3만여 명의 시청자는 A 씨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모든 이슈를 호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돈 벌고 싶다고 기도한다.

뉴스를 해석하는 이 방송에서는 가짜뉴스가 계속해서 생산된다. 실시간 채팅창에서 시청자들은 저마다 들은 이슈와 호재를 공유한다. 그러나 이들이 공유하는 내용은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다. 일례로 최근 방송에서 한 시청자는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 기업인 비트메인의 임원이 미국 재무부에 스카우트돼 일하고 있다는 발표가 났다”고 말하면서, 곧 암호화폐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말 비트메인 임원이 미국 재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발표가 난 것일까? 답은 “아니”다. 공식 발표와 관련 뉴스를 찾을 수 없었다. 가짜뉴스다. 그러나 이 가짜뉴스는 어딘가로 퍼져 진짜뉴스 행세를 하고, 암호화폐 투자 피해자를 양산한다.

/출처=셔터스톡

“ICO 프로젝트 분석해 드립니다…좋은 쪽으로만”
암호화폐 유튜버 B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 여러 ICO 프로젝트를 소개해 왔다. 공짜는 아니다. B 씨의 채널에서 홍보를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그 또는 그의 회사에 홍보 대금을 지불했다. B 씨는 돈을 받고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것을 스스로 밝혔다. 그는 채널이 막 성장하던 지난 2017년 11월 한 ICO를 소개하면서 “여러 프로젝트가 유가 홍보를 의뢰해 왔다”며 “다 쓰레기 같았는데 그 중 딱 하나 괜찮은 게 있어서 소개해 드린다”고 말했다.

B 씨가 어느 정도 유명세를 얻은 이후에는 B 씨가 아닌 회사 소속의 또 다른 유튜버가 ICO 프로젝트 소개를 전담하기 시작했다. B 씨 채널에 게재된 10건 이상의 ICO 소개 영상을 시청해봤다. 영상에는 모두 프로젝트에 대한 ‘좋은 내용’만 담겨 있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가 어떤 생태계를 구축해서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이다”라는 내용이 영상의 전부다. 백서를 분석해 기술 또는 토큰 이코노미 설계상 취약점은 없는지는 담겨 있지 않다.

유튜버를 신뢰하며 이들이 소개하는 코인의 ICO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한다. B 씨 조차 “제가 소개하면 그 코인에 ‘몰빵(한 자산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하는 행위)’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스스로 조금 더 공부해보세요”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유튜버를 믿고 투자했는데, 해당 코인의 가격이 ICO 가격보다도 떨어졌다면? 또는 프로젝트 운영이 중단돼 투자금 회수 기회가 없어진다면? 유튜버에게 사기 등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유튜버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유튜버는 단순 홍보만 담당했기 때문이다. 유튜버의 재원은 자신의 채널과 영상이다. 이 재원을 활용해 돈을 번 것일 뿐, 사기 행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의 조언이다. 투자금 모집 당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은 프로젝트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유튜버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ICO 프로젝트와 유튜버가 사기 행위를 함께 저지른 공범이어야 합니다. 돈을 받고 홍보를 해준 것뿐이라면 유튜버에게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공범 여부 입증은 수사 기관이 합니다. 유튜버와 프로젝트 간의 대화 내용, 자금 흐름 등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강성신 변호사

유튜브를 통하면 암호화폐에 대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쉽고 간결하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투자자 본인이다.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는 이를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 유튜브 방송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유튜버의 말에 따라 투자를 집행하는 게 무조건 옳은 선택인지 투자자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노윤주 기자
yjr0906@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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