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계약을 체결한다. 개인사업자인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상대방과 여러 약속과 계약을 맺는다. 다른 점은 대부분이 구두계약으로 이뤄진다는 것.
별도의 계약서가 없이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말이 달라지기도 하고, 이해한 내용이 서로 달라 계약이 중단되기도 한다.
더존비즈온은 소상공인과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 계약 플랫폼을 개발했다. 서비스명은 '위하고 원'이다. 오는 18일부터 클로징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진행하는 '2020 블록체인 민간주도 시범사업'의 일환이다.
지난 5일 위하고 원 서비스를 총괄 중인 송호철 더존비즈온 상무를 만났다.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를 표방하는 위하고 원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하반기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소상공인 기업은 620만 개다. 전체 사업자 수의 93.3%에 달한다. 송호철 상무는 "위하고 원은 소상공인과 개인을 위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블록체인이 가진 무결성과 위변조방지 기능을 활용해 계약의 신뢰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가장 큰 특징은 구두계약 및 영상통화를 활용한 화면계약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정 양식의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서로의 계약 내용을 녹음하는 것만으로 계약이 체결된다. 계약 내용은 특정 값으로 변환돼 블록체인에 올라간다. 이 값만 알고 있다면 언제든 계약 내용을 불러올 수 있다.
송호철 상무는 "작은 가게를 예로 들자"며 "인테리어 일부를 고치려고 할 때 계약서를 작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 합의된 구두 계약을 녹음만 하면 계약 효력을 입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은 계약도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개인이 내야 하는 비용에 더해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존비즈온은 약 1년간의 시범사업 기간 내에는 위하고 원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소정의 계약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다. 추가 비용을 내고 파트너십이 체결된 변호사들로부터 계약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을 수도 있다.
송 상무는 "더존비즈온의 협업 툴인 '위하고'를 사용 중인 기업이 많다"며 "나중에는 기업-기업, 개인-기업의 계약에도 위하고 원을 사용하도록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존비즈온은 현재 위하고 원의 기틀이 되는 협업 툴 위하고를 운영 중이다. 송 상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간 디지털 격차를 줄여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위하고를 소개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기업들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이 비대면 및 온라인 형태로 바뀌었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구축한 인프라를 통해 급격히 진행되는 디지털 혁신을 따라갈 수 있지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은 힘들다는 것. 이에 위하고는 클라우드에 접속하면 회계, 영상통화, 메신저, 문서 공유,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요금은 사용 인원 및 기능 수에 따라 달라진다.
송호철 상무는 "위하고와 위하고 원은 결을 같이 한다"며 "디지털 혁신과 전자 계약 서비스 모두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하고를 데이터 댐에 비유했다. 그는 "클라우드에서 모인 데이터가 비가 되어 내리고, 댐에 모이게 된다"며 "그 댐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영상통화, 메신저, 문서공유 등 기능에 따른 서비스를 개별 가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한 번의 로그인으로 필요한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연결'이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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