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업체들 중에는 암호화폐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곳이 드물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암호화폐 관련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차라리 미국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디센터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암호화폐 관련 기업을 분야(▲핀테크 ▲채굴 ▲기타) 별로 나눠 3회에 걸쳐 연재한다.
美 암호화폐 관련주 <하> 기타 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비트코인에 1조원 넘게 투자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다. 시가총액은 58억 8,000만 달러(6조 5,625억 원)다. 티커는 ‘MSTR’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BTC) 7만 784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8월부터 공격적으로 BTC 투자에 나섰다. 보유 현금의 80% 이상을 BTC에 투자했다. 같은 해 12월엔 총 6억 5,000만 달러(7,254억 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BTC를 더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BTC 1개 당 평균 매입 가격은 1만 5,964달러(1,781만 원)다. 거래 수수료 등 비용을 포함하면 이 기업은 지난해에만 약 11억 2,500만 달러(1조 2,555억 원)를 BTC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는 개당 약 3만 1,801달러(3,548만 원)에 314BTC를 추가로 매수했다. 한 달 동안 약 1,000만 달러(111억 원)를 BTC에 투자한 셈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BTC에 투자하고 있다. 전세계 유동성 증가로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BTC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퐁 레(Phong Le)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FO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BTC를 갖고 있는 것이 향후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는 최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잉여 현금으로 BTC를 더 매입할 계획”이라며 “전반적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BTC를 사들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티은행은 이 기업의 BTC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 우려를 표하며 지난해 12월 주식 ‘매도’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약 두 달 간 주가는 289달러 선에서 687달러까지 137% 넘게 폭등했다. BTC 상승 랠리와 맞물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1월 중순부터 BTC 가격 조정이 시작됐지만 주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변동성이 크기에 투자 전 이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ARKW, 테슬라 투자 대박 낸 캐시 우드의 차세대 인터넷 ETF
ARK Next Generation Internet ETF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ARK Invest)가 운용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다.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상장돼 있다. 티커는 ‘ARKW’다.
아크인베스트는 캐시 우드(Cathie Wood)가 지난 2014년 창업한 혁신기술 전문 운용사다. 일찌감치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해 막대한 수익률을 낸 운용사로 유명하다. ARKK, ARKQ, ARKW, ARKG, ARKF 등 액티브 형 5개, 인덱스 형 2개 등 총 7개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ARKW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의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 주목할 점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3.52%)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BTC)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상품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암호화폐 기반 투자 상품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33억 달러(3조 6,828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 밖에도 ARKW는 스퀘어(3.87%), 텐센트(3.66%) 등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지난해 ARKW 연간 수익률은 157.08%에 달한다.
다만 아크 인베스트의 ETF는 현 시점에서의 기업 가치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주목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도예리 기자 yeri.do@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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