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니라 큰 위험 없이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일주일 사이 200% 넘게 급등한 암호화폐가 나올 만큼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만큼 변동성도 커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충엽 업라이즈 대표는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암호화폐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디지털 자산 로보어드바이저 ‘헤이비트’를 소개했다.헤이비트는 일정 수수료를 내면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24시간 운용해주는 자동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사업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카카오벤처스와 해시드 등으로부터 9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디센터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업라이즈 사무실을 찾아 이 대표로부터 해이비트의 알고리즘 설계 원칙과 회사의 사업 전략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헤이비트의 최근 186일간 누적 수익률은 147.04%다. 같은 기간 칠리즈(CHZ)는 약 5,120%, 쎄타퓨엘(TFUEL)은 약 4,300% 넘게 뛰었다. 이더리움클래식(ETC)은 일주일 새 280% 이상 올랐다. 이처럼 알트코인의 무서운 상승세와 비교하면 헤이비트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투자자 입장에선 비용을 지불하면서 자동투자 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직접 투자하는 편이 이득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충엽 대표는 여기에 대해 “투자를 하는 목적은 각자 다르다”며 “수익 극대화가 목표라면 헤이비트 서비스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위험 부담을 크게 지고 투자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내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헤이비트를 “가심비가 좋은 서비스”라고 표현했다. 전반적으로 평탄하게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가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란 설명이다.
헤이비트는 초 단위로 코인을 사고 판다. 이 대표는 “약 5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운용하는데, 거래량은 월 단위로 2조 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비효율적 부분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게 알고리듬이 운영되는 기본 원칙”이라며 “요즘처럼 변동성이 많고 거래량이 많아지면 그러한 비효율이 폭증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투자하는 코인의 종류를 선택하는 기준은 의외였다. 종목의 내재적 가치, 개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 일반적으로 가치 투자를 할 때 평가하는 기준은 제외됐다. 트레이딩 대상으로 암호화폐를 취급하기 때문에 그것의 내재적 가치까지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충분한 거래량이 있는지, 스프레드가 촘촘한지 등을 따진다”고 말했다. “거래소에서 거래만 활발히 된다면 참치 캔이든 암호화폐든 중요하지 않다”는 그의 말에서 헤이비트의 투자 원칙이 드러났다.
이러한 투자 전략은 업라이즈가 운영하고 있는 또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이루다투자’ 와는 다른 방식이다. 이루다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이 대표는 “헤이비트는 시장의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인 알파 전략을 추구하고, 이루다투자는 시장수익률을 따르는 베타전략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차이점을 둔 이유를 묻자 그는 “시장수익률을 추종한다는 건 이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가정 하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암호화폐 시장 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간의 역사를 비추어 봤을 때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식과 채권은 우상향했다. 시장수익률을 따르는 베타 전략을 추구하기에 적합한 자산이다. 반면 암호화폐는 이를 증명할 만한 역사가 없다. 그는 또 “암호화폐 시장이 전통 금융시장에 비해 알파를 만들기 수월한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투자를 할 때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며 “위험 정도를 고민하고, 실제로 위험한 자산이라면 투자하는 양을 조절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자산이 1억 원 있다면 극단적으로 위험한 자산에 100만 원 정도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1억 원을 모두 넣는 건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무엇에 투자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위험과 수익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투자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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