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또 다시 미뤘습니다. 위즈덤트리 비트코인 ETF 승인 심사 기한을 7월 14일로 미룬 겁니다. 지난 4월에도 SEC는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 심사 건을 6월 말로 연기한 바 있죠. 암호화폐에 우호적 인사로 분류되던 게리겐슬러 SEC 위원장이 부임하면서 올해는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는데, 현실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 사람들이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비트코인 ETF 승인의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한 주 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비트코인 ETF 승인은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입니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장내에서 주식 투자하듯 손쉽게 비트코인(BTC)을 거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다는 건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이야기죠.

비트코인 ETF가 승인돼 장내에서 거래가 되면 유동성 공급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에 암호화폐 투자를 망설였던 기관투자자들도 비트코인 ETF를 매입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뿐 아닙니다. 미국 주식은 국내 투자자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다면 국내 투자자를 비롯해 전세계 투자자가 비트코인 ETF를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자금이 몰리면 비트코인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강력한 호재인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이 올해는 이뤄질 수 있을까요? 최근 SEC의 움직임으로 보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SEC는 계속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 결정을 미루고 있죠.

지난 2일 코인데스크는 SEC가 위즈덤트리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심사 기한을 미뤘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SEC는 5월 26일 위즈덤트리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심사를 45일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비트코인 ETF 조기 승인이 물 건너 갔다고 내다봤는데요. 겐슬러 SEC 위원장이 지난 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비트코인 ETF 상장에 부정적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며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 중 어느 곳도 SEC에 거래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뒤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연내 비트코인 ETF 상장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사실 이런 부정적 전망은 몇 주 전에도 나왔습니다. 지난 달 11일 코인데스크는 SEC의 투자관리부가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 자산(highly speculative)인 자산”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SEC가 공식 성명으로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단 점을 피력하자 시장은 승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닝스타의 글로벌 ETF 리서치 책임자 벤 존슨은 “SEC가 ETF 출범을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단 점을 명확히 했다”며 “겐슬러 SEC 위원장의 최근 ETF 관련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연내 비트코인 ETF가 승인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월가에선 이처럼 비트코인 ETF 승인이 늦어지면 암호화폐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과 관련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SEC가 언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말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강한 규제 후에라도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