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기존의 암호화폐는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 쟁점에 대해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나오면 기존 암호화폐는 영향력이 사라질 것이란 의견과, CBDC가 상용화되면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일상에 녹아 들어 오히려 기존 암호화폐도 함께 활성화될 것이란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CBDC 기반 기술로 ‘이더리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이러한 현상에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주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CBDC 모의 실험 연구 우선 협상 대상자로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선정했습니다. 이번에 그라운드X와 협력하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으로는 컨센시스, 온더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이더리움’과 관련이 있다는 겁니다.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은 이더리움의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클레이튼과 이더리움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입니다. 그러나 클레이튼은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많은 부분에서 호환성을 갖고 있죠.
그라운드X가 CBDC 개발을 위해 손잡은 컨센시스(ConsenSys)도 이더리움 솔루션 개발사입니다. 컨센시스의 설립자는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이죠. 최근 컨센시스는 기존 이더리움과 호환성이 큰 프라이빗 블록체인 쿼럼(Quorum)을 활용해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주요국의 CBDC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업도 살펴볼까요? 온더는 블록체인 R&D 스타트업입니다.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인 ‘토카막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이더리움의 거래 처리량, 속도 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사업에서도 온더는 CBDC의 수많은 결제 정보를 처리하는 블록체인의 확장 영역 기술 개발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물론 아직 한국은행 CBDC가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CBDC 모의 실험 연구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특성을 바탕으로, CBDC에 이더리움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더리움 기반 CBDC를 연구하는 국가는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컨센시스가 CBDC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들인 싱가포르, 호주, 태국을 포함해 이스라엘 등도 이더리움 기반 CBDC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자, 이러한 현상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만약 전세계 각 국가들이 이더리움 기반 CBDC를 내놓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기존 결제 시스템을 비롯해 은행의 체계 등도 이를 기반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다시 말하면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보편적으로 구축이 된다는 이야기이죠.
이러한 환경이 구축되면 기존 암호화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CBDC와 함께 각각의 장점을 살려 공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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