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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크립토] 레이어제로, 인터체인의 새로운 강자?



대부분의 사람은 눈 두 개와 코 하나, 귀 두 개, 입 하나, 두 개의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본적인 신체 조건들은 인간 활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UX/UI를 결정해왔다. 언제나 당대의 조건과 상황이 그 다음 미래를 만들어 온 셈이다.

인터체인(Interchain)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이후에 유행할 만한 유력한 키워드로 꼽히는 이유도 비슷하다. 인류는 디파이와 NFT를 통해 내가 가진 자산이나 데이터를 온체인에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그 다음 생겨날 욕망은 아마도 인터체인을 통해 서로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런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게 아닐까.



지난 연재에서 인터체인 환경의 대명사로 코스모스(Cosmos)와 폴카닷(Polkadot)을 소개했다. 이들은 각자 자체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데, 자기들의 규격을 쓰는 체인들 사이에서는 인터체인 기능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체인과의 통신에서는 충분한 확장성이나 보안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쓰든지 아쉬움이 있는 상황인데, 최근 두 플랫폼의 장점만 뽑아 나온 프로젝트 하나가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이어제로(LayerZero)다.

레이어제로

인터체인 ‘맛집’ 코스모스, 폴카닷의 장점을 모으다


앞서 설명했듯 코스모스와 폴카닷은 서로 다른 방식의 인터체인 통신 구조를 가지고 있다. 코스모스의 경우 온체인 라이트 노드(on-chain light nodes)라는 구조를 사용한다. 이는 서로 다른 체인 사이에 모든 블록 헤더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노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체인 간 메시지를 전송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보안성이 높은 방식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온체인 라이트 노드를 이더리움에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한 체인 쌍당 하루에 수 천만 달러가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체인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라이트 노드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폴카닷은 미들 체인(middle chain)이라는 별도의 체인을 운용해 연결된 모든 체인에서 통신되는 메시지를 검증한다. 때문에 온체인 라이트 노드에 비해 저렴하고 확장성이 좋은 대신 미들 체인이 검증을 한번이라도 틀리는 순간 전체 인터체인 통신의 신뢰가 흔들리는 문제가 있다.

기존의 인터체인 통신 방식은 장단점이 극명했다. / 출처=레이어제로 공식 미디엄


레이어제로는 앞서 설명한 두 방식의 장점을 극대화한 울트라 라이트 노드(Ultra Light Node)를 사용한다. 울트라 라이트 노드는 온체인 라이트 노드의 구조에서 블록 헤더를 수집하는 과정 대신 오라클에서 정보를 가져와 데이터 검증을 거친 뒤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싸다는 것이다. 전체 블록 헤더를 저장하지 않고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트랜잭션 처리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또한 새로운 체인이 추가되었을 때 스마트 컨트랙트 전체를 새로 짤 필요 없이 레이어제로 엔드포인트(endpoint)의 네 가지 모듈 중 하나인 라이브러리(Library) 모듈만 새로 추가해주면 되기 때문에 확장 면에서 좀 더 용이하다. 보안 또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오라클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정보가 잘못되지 않는 이상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레이어제로 선두주자, 스타게이트 브릿지


현재 레이어제로를 사용하는 프로토콜은 레이어제로 랩스(LayerZero Labs)의 스타게이트(Stargate)가 유일하다. 스타게이트는 인터체인 브릿지 프로젝트로, 레이어제로의 빠른 처리 속도를 통해 다양한 체인간에 토큰 교환을 허용된 유동성 내에서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게 구현했다. 또한 각 체인에 있는 자체 토큰끼리 직접적인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미들 체인을 거치는 브릿지보다 개선된 점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스타게이트에서 지원하는 체인의 종류/ 출처=스타게이트


기술적인 장점이 명확하다 보니 스타게이트는 차세대 브릿지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15일 STG의 총 발행량의 10%를 경매로 초기 판매했는데, 세일이 열리자마자 거대 벤쳐캐피탈인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가 소유한 지갑 2개에서 모든 물량을 매수해갔다. 초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스테이블 코인 예치 시 연 20%에 해당하는 이자를 자체 토큰인 스타게이트 토큰(STG)로 지급하겠다고 했더니 보름만에 4억 달러(약 5조 원)이 모이기도 했다.

6월 9일 현재, 스타게이트의 TVL은 STG 보상치가 줄어들면서 최고점의 ⅛ 수준인 5억 달러(약 6,000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4월 초 개당 4달러 이상을 돌파했던 토큰 가격도 0.4달러로 1/10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반적인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 테라 사태에 이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의 가격도 1개월 전에 비하면 대부분 절반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인터체인 시장에 오랜만에 주목 받는 아이돌이 등장했는데, 불황이 찾아오면서 음악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의 하락과 변동성이 잠잠해지면 레이어제로 기술 자체는 다시금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인터체인이라는 방향 자체가 ‘대세’에 가깝기 때문이다. 크립토 미디어 Rekt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킹된 자산의 80%가 브릿지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3개월 동안 12억 달러가 넘는 자산이 해킹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인터체인을 이용한 다채로운 디파이를 꿈꾼다. 레이어제로가 장착된 디파이 제품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블리츠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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