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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NYC 2022]“저는 마법사 모자에요”···직업·소속 대신 NFT로 자기 소개

■퍼지 펭귄 NFT 홀더 파티 가보니

보유 NFT 공유…트위터 맞팔, 커뮤니티 확대

퍼지 펭귄 NFT 홀더 파티 입구장./사진=디센터.


‘NFT.NYC 2022’ 열기가 뜨겁던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서 우버를 타고 약 15분가량 달려 도착한 ‘퍼지 펭귄(Pudgy Penguin)’ 대체불가토큰(NFT) 홀더(보유자) 파티장. 출입구를 막아 선 덩치 큰 보안 요원은 입장객에게 ‘퍼지 펭귄 NFT 홀더’임을 증명하라고 했다. 동행한 조회수 작가가 행사 관계자 이름을 대자 보안 요원은 몸짓과 어울리지 않는 미소로 “웰컴(환영합니다)”하며 깍듯하게 비켜섰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퍼지 펭귄 NFT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총 8888개 발행됐다. 23일 오픈씨 기준 플로어 프라이스는 1.47ETH다.



퍼지 펭귄 NFT 홀더 파티장 입구에서 가드가 보유한 NFT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사진=디센터.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덩달아 가슴도 쿵쿵거렸다.

파티장에 들어서자 의외의 광경이 펼쳐졌다. 영화에서 봤던 파티와는 달리 화려한 조명이 감싸는 곳에서 다들 진지하게 탁구를 쳤다. 주최측이 마련한 퍼지 펭귄이 그려진 탁구대와 탁구채, 탁구공이 곳곳에 있었다. 한 가운데에서는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경기가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퍼지 펭귄 탁구대와 탁구채, 탁구공이 마련돼 있었다./사진=디센터.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주문하니 바닷물처럼 새파랬다. 핑거 푸드는 펭귄이 좋아하는 해산물이었고 머핀과 쿠키 등 디저트에는 퍼지 펭귄 장식이 올라가 홀더간 동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퍼지 펭귄 인형 탈을 쓴 사람도 춤을 추며 반겨줬다.

퍼지 펭귄 NFT 홀더들이 탁구 경기를 하고 있다./사진=디센터.


조 작가, 이기쁨 디파인 커뮤니티 리드 등 일행과 탁구를 치며 서성거리는데, 한 외국인 여성이 다가왔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지점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보통 소속 회사와 직업, 이름을 이야기하며 자기 소개를 한다. 그러나 이곳에선 달랐다. 서로 보유한 NFT를 보여줬다. NFT 아이템도 바로 알아챘다. 그녀는 조 작가의 퍼지 펭귄 NFT를 보며 “당신은 마법사(wizard) 모자를 가졌군요”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그러고는 트위터 계정을 공유했다. 맞팔로우를 약속한 것이다. 트위터 계정 프로필 사진은 퍼지펭귄 NFT였다. 커뮤니티를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더 이상의 자기 소개는 필요 없었다. 그녀는 “NFT 씬(scene)에서 여성이 더 많아야 한다”는 말을 남기며 유유히 탁구를 치러 갔다. 동일한 NFT를 보유하고 신뢰한다면 부연 설명 필요 없이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퍼지 펭귄 인형 탈을 쓴 사람이 춤을 추며 홀더들을 반기고 있다./사진=디센터


‘NFT.NYC 2022’ 행사 기간 클레이튼과 실타래 등 국내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BAYC, 쿨캣 등 다양한 NFT 프로젝트가 커뮤니티를 다지고, 확장하기 위해 수많은 파티를 열었다. NFT 홀더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파티 뿐만 아니라 누구나 참여 가능한 퍼블릭 파티도 다수였다. 말로만 듣던 NFT와 커뮤니티의 ‘바늘과 실’ 같은 관계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뉴욕=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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