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하고 저렴한 블록체인이 개발되면 암호화폐 결제가 활발해질 겁니다.”
8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2’ 메인 컨퍼런스 ‘KBW 2022: 임팩트’ 연사로 나선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ETH) 창시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인 머지(merge)가 임박했음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작업증명(PoW)방식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뀌는 이번 머지가 완료되면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기존 대비 99.9% 감소해 가스비로 불리는 일종의 수수료가 뚝 떨어진다. 부테린은 “비트코인(BTC)이 백서를 통해 개인 간(P2P) 전자화폐를 표방했지만, 높은 수수료 때문에 실제 결제 수단이 되지 못했다”며 “향후 이더리움 수수료가 5센트에서 0.002달러까지도 줄어들면 암호화폐 결제가 실생활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저소득 국가는 기존 금융체계가 효과적이지 못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이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테린은 거래 수수료 인하로 비금융결제 영역까지 블록체인 채택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Ethereum Name Service), 소울바운드토큰(SBT, Soul Bound Token), 마이크로 스케일 다오(Micro-scale DAOs) 등이 단적인 예다. 부테린은 “ENS로 웹2.0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중개자에 의존하지 않고 이더리움에서 계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결과가 무엇일지는 아직 모른다는 게 제 답”이라면서도 “향후 2~3년 내에 아직 가능하지 못한 것들이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 개막식에 김주현 금융위원장 대신 참석한 박주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블록체인 등 신기술로 금융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 및 투자자 보호, 시장 안정 관점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증권형 토큰은 투자자 보호가 마련된 자본시장법 규율 체계에 따라 발행할 수 있도록 규율하고, 비증권형은 국회 제정된 법인 가상자산기본법(가칭)에 따라 상장 등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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