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親) 암호화폐 국가 싱가포르가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규제 강화에 나섰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MAS) 총재가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암호화폐는 화폐의 근본적인 특성이 결여돼 있다”며 "투기를 제외하고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외부에서 어떠한 용도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록체인에서 거래 기록을 확인하고 유지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암호화폐의 유일한 기능”이라며 “암호화폐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자산이다”라고 덧붙였다.
메논 총재가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에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기업의 붕괴가 있다. 그는 “싱가포르를 혁신적인 암호화폐 기술 허브로 만들고자 한 규제 기관의 메시지가 혼란을 야기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테라 사태를 유발한 테라폼랩스(TFL)와 최근 파산한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당 기업들의 붕괴 이후 싱가포르는 암호화폐 허브로서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메논 총재는 투자의 책임이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할 경우 MAS의 규정, 글로벌 협력과 산업 보호 장치가 아무리 많아도 소비자를 손실로부터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메논 총재는 암호화폐와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생태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원한다”며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토근화에 혁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금융자산뿐만이 아니라 탄소 배출권과 같은 무형 자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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