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날 비트코인(BTC)이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당분간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간 BTC 월별 가격 흐름을 살펴봐도 9월달에는 평균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부산시는 글로벌 거래소 FTX, 바이낸스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만년 3등 코인원은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었습니다. 업비트가 압도적 시장점유율로 국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업계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 주간 이슈를 체크하고, 차트를 보며 분석하는 코인췍에서 다뤘습니다. 코인췍은 디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일 오후 4시 48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1.81% 떨어진 1만 9,896.32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BTC가 2만 달러 밑으로 하락하면서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도 1조 달러가 깨졌습니다. 같은 시각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9,680억 700만 달러(약 1,311조 1,654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6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뉴욕 주요 증시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입니다. 파월 의장은 연설 도입부에서 “간단명료하고 직접적으로 말하겠다(Today, my remarks will be shorter, my focus narrower, and my message more direct)”고 밝히면서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이 2% 하락할 때까지 고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높고 불안정한 인플레이션, 최근 25년 간 안정적 인플레이션에서 배운 것을 기반으로 통화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한다고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1970년대와 80년대를 언급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979년 10월 6일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15.5%로 한꺼번에 4%p올렸습니다. 극단적 조치로 시장에선 ‘대학살’이란 표현도 나왔지만 볼커 의장은 이후에도 3년 넘게 고금리 정책을 지속해 스태그플레이션을 치유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폴 볼커 전 의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초강경 발언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BTC의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월별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9월에는 대체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홉 번의 9월 중, 2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추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이번 9월에는 암호화폐 업계의 역사적 이정표라 할 수 있는 이더리움 머지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암호화폐 가격에도 단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에선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의 지각 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부산시는 바이낸스에 이어 FTX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이들 거래소가 갑작스럽게 국내 시장에 뛰어든 건 아닙니다. 앞서 본지에선 바이낸스, FTX, 크립토닷컴 등이 국내 중소 거래소 인수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디센터 기사 참조: FTX에 이어 바이낸스·크립토닷컴도···韓 시장 눈독 이유는?) 바이낸스는 과거 국내에서 바이낸스KR을 설립했다가 사업을 접은 이력도 있습니다. FTX도 빗썸 인수를 위해 관계자와 접촉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부산시와 협약으로 바이낸스와 FTX의 한국 시장 진출은 성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인원도 지각변동에 가세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업계에서 이번 사안에 주목하는 건 업비트도 지난 2020년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와 손잡으면서 덩치를 급격히 키웠기 때문입니다. 카카오 뱅크를 등에 업은 코인원이 기세를 몰아 업비트와 빗썸을 제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고영빈 블록투리얼 애널리스트는 “BTC가 1만 9,000달러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당분간 횡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BTC가 1만 9,000달러에서 2만 1,500달러까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크게 올라가면 2만 3,400달러에서 2만 4,000달러대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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