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는 없습니다. 웹2 기업과 협업으로 대중화를 이뤄낼 겁니다.”

지난 달 23일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UDC) 참석차 부산을 찾은 제이슨 브링크 갈라게임즈 블록체인 사업 총괄은 경쟁사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갈라는 나스닥 상장사 ‘징가’의 공동설립자인 에릭 쉬어마이어가 설립했다. 갈라 게임을 비롯해 갈라 뮤직·갈라 필름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과 음악, 영화를 포괄하는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사를 표방한다.





브링크 총괄은 “갈라게임즈를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와 같은 선상에 놓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더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는 대표적 플레이투언(P2E) 게임이다. 사용자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하고 가상공간을 꾸미고,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갈라게임즈는 게임사가 전문적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링크 총괄은 “트리플 에이(AAA)급 게임을 제작하려고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기존에 인기있는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웹2 기반 게임사가 웹3로 넘어오도록 해 양질의 게임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갈라게임즈는 블록체인 배틀로얄 게임 ‘그릿(GRIT)’을 올 하반기 에픽게임즈에 출시할 예정이다.



브링크 총괄은 “웹3에서 게임과 음악, 영화를 한 데 묶으려 한다”고 말했다. 게임에 음악이 사용되고, 영화 지식재산권(IP)이 게임에 활용되듯 이들 분야가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갈라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는 스눕독(Snoop Dogg)을 예시로 들었다. 스눕독은 앨범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해 갈라 플랫폼에 올렸고, 게임을 좋아해 갈라의 블록체인 게임 ‘스파이더 탱크’의 음원 트랙 일부를 작곡했다. 최근엔 미국 현지 영화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갈라게임즈가 한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브링크 총괄은 “게임, 영화, 음악 분야에서 한국의 콘텐츠는 환상적(fantastic)”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개발자의 높은 수준도 한 몫 했다. 그는 최근 한국 개발자들과 갈라 플랫폼에 올라갈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한국 개발자와 일하는 건 전세계 최고의 개발자와 일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소통하길 원한다는 점도 여러 차례 피력했다. 국내에선 NFT를 활용한 P2E 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갈라게임즈는 지난 5월 한국게임물관리위위원회 권고에 따라 한국 IP의 갈라게임즈 플랫폼 접근을 차단했다. 브링크 총괄은 “이용자를 보호하려는 한국의 포지티브 규제를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 사용자가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대화하며 방책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브링크 총괄은 올해 목표를 달성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웹3 기업 대부분이 마주하고 있는 대중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생소한 탈중앙화 개념, 불편한 UX·UI 등은 대중화를 가로막는 대표적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그는 “웹2 기업과 적극 협업해 이들이 보유한 사용자를 웹3로 데리고 오는 데 힘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NFT,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등으로 인한 사용자의 인식 변화로, 웹3는 피할 수 없는(inevitable) 흐름이 됐다”면서 “웹2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모두가 웹3 기업과 협업하거나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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