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게임에 대체불가토큰(NFT)을 도입하는 게 금지됐지만 해외에선 흔한 일이다. 플레이투언(P2E)에 이어 플레이앤언(P&E)까지 새 용어의 등장은 게임 업계의 NFT 활용 열풍을 보여준다. 필리핀 소재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마사야토 게임즈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향후 NFT가 게임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해 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제이비 페르난데스(Jayvee Fernandez) 마사야토 게임즈(Masayato Games) CMO는 NFT가 검색엔진 최적화(SEO)처럼 업계에서 당연한 수단으로 여겨질 것이라 전망했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디지털 마케팅 분야로 전직한 페르난데스 CMO는 “과거 디지털 전략을 수립할 땐 SEO가 항상 거론됐지만 이제는 기본으로 여겨져 SEO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미래엔 NFT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NFT를 말할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게임 업계에서 NFT를 활용하는 일이 보편화될 것이란 입장이다.
마사야토 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개발 경력이 20여년 이상 되는 베테랑 개발진이 설립했다. 이들이 내놓은 첫 블록체인 게임은 아니토 레전드(Anito Legends)로, NFT를 활용한 P&E 버전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F2P(Free-To-Play) 버전 두 가지로 출시됐다. 페르난데스 CMO는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되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도록 두 가지 버전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확장하는 수단 중 하나로 NFT를 고려했다는 의미다. 그는 “미래에 NFT를 활용한 P&E 버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이 역시 게임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필리핀 일대를 강타했던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엑시인피니티 열풍이 잦아들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도 줄어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페르난데스 CMO는 “사람들은 여전히 재밌는 게임을 찾아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암호화폐 침체장이 오자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했던 사용자는 떠났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는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를 타깃하는 마사야토 게임즈의 전략은 아니토 레전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드러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뜨는 안내문에는 “아니토 레전드는 일부 P&E 매커니즘을 사용한 게임이지만 투자 기회이거나 투자를 하라는 제안은 아니다”라고 명시됐다.
마사야토게임즈가 아니토 레전드를 모든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배경도 여기에 있다. 페르난데스 CMO는 “모바일에서 하던 게임을 그대로 PC로 옮겨와 이어갈 수 있다”며 “NFT나 암호화폐 등은 수단이고,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니토 레전드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기반으로 구현됐다. 페르난데스 CMO는 “바이낸스는 필리핀 현지에 매니저를 두고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소통이 가능하다”며 “향후 다양한 프로필 NFT(PFP NFT) 프로젝트와도 협업해 게임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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