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과 핀시아(FNSA)가 결국 메인넷 통합을 성사시켰다. 클레이튼·핀시아 메인넷 통합 제안은 FNSA 투자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한 달가량 진통을 겪었지만 두 재단의 끈질긴 설득 끝에 가결됐다.
15일 클레이튼·핀시아 재단에 제출된 두 블록체인 메인넷 통합 제안이 찬성 94.90%, 반대 4.24%, 기권 0.86%의 결과로 가결됐다. 두 재단이 지난 8일 오후 2시 메인넷 통합 제안을 제출해 일주일간 각 재단 거버넌스 참여사들의 찬반 투표를 거친 결과다. 앞서 두 재단은 지난달 26일 첫 번째 메인넷 통합 제안을 올렸지만 핀시아 측 투표에서 ‘안건 거부(NO with VETO)’ 표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투표를 중단했다. 양측은 이후 일주일간 핀시아 참여사들과 FNSA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불만을 잠재웠고 지난 8일 2차 제안을 올려 투표를 진행했다.
2차 제안이 가결된 데에는 지난 1차 제안에서 안건 거부에 투표했던 주요 핀시아 거버넌스 참여사 두 곳이 안건 거부 입장을 철회한 것이 주효했다. 핀시아가 기반으로 하는 코스모스 블록체인의 경우 거버넌스 투표에서 안건 거부 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이 표가 33.4%를 넘을 경우 결과와 상관 없이 안건은 부결된다. 1차 제안에서 안건 거부에 표를 던진 A41과 버그홀은 당시 각각 보팅 파워 약 7%와 27%를 보유하고 있어 안건 부결에 총 34%의 보팅 파워가 몰렸다. 안건 부결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셈이다. 2차 제안에서 안건 거부가 아닌 반대 표를 행사한 A41은 X 계정을 통해 “(일주일간의 설득 과정을 통해) 핀시아 재단이 클레이튼 재단을 신뢰하고 통합을 위해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음을 이해했다"며 "메인넷 통합이 핀시아 생태계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재단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신만고 끝에 메인넷 통합 제안을 가결시킨 두 재단은 오는 2분기 내에 메인넷 통합을 개시한다. 우선 KLAY와 FNSA를 통합한 드래곤토큰(PDT·가칭)을 클레이튼의 이더리움가상머신(EVM)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하고 두 토큰과의 교환(스왑)을 진행한다. 각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자들의 이동(마이그레이션)도 지원한다. 통합 전 과정은 두 재단 인력이 투입돼 1분기 중 신설되는 통합 테스크포스(TF) 팀의 주도 하에 진행된다.
클레이튼·핀시아 통합으로 만들어질 신규 블록체인 재단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설립한다. 각 재단에서 기존에 수행했던 업무들은 모두 통합 재단에 이관된다. 핀시아 거버넌스 참여사들의 비판을 반영해 통합 재단에서 두 재단 출신 참여사들이 동일한 의석수를 가지게 할 예정이다. 통합 재단의 거버넌스 의결은 핀시아 거버넌스 방식과 같이 투자자들이 거버넌스 참여사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클레이튼·핀시아 재단은 통합 메인넷을 아시아 최대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재단은 “앞으로 시장에는 기관과 대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우리에게는 이 시장에 올라탈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클레이튼·핀시아 통합이) 단순히 통합 프로젝트나 시가총액의 성장을 넘어 아시아 디지털 산업 내의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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