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편입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시트레아 팀 등 비트코인 레이어2 프로젝트들, 그리고 디스프레드에서도 스폰서로 참여한 오드 덴버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비트코인 르네상스 사이드 이벤트 행사장에도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비트코인 생태계의 진화와 비트코인 기반의 여러 체인 간의 시너지를 탐구하는 자리였습니다. 2021년 11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도입된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 덕분에 태어난 오디널스의 등장으로 다양한 NFT 프로젝트와 레이어 2 프로젝트들이 생겨나며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행사장 이름 대로 ‘비트코인 르네상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의 관심을 끈 것은 Citrea였습니다. 부스에서 만난 팀은 시트레아가 영지식 증명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 최초의 롤업이라고 설명했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 위에서 모든 것을 구축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트레아는 영지식 증명을 인스크립션 형태로 비트코인에 제출합니다. 이 증명이 BitVM을 통해 옵티미스틱하게 검증됩니다.
한편 행사장에는 시트레아외에도 B^2 네트워크, BOB 등 다양한 비트코인 레이어2 프로젝트들의 부스가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점은 각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솔루션이 최고라며 경쟁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B^2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위의 또 다른 zk롤업인데, 시트레아와 달리 전체 데이터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해시값만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BOB(Build on Bitcoin)은 비트코인 위의 최초 EVM 호환 레이어2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개발자들이 이미 자리가 잘 잡힌 EVM 생태계를 활용해 손쉽게 디파이, NFT 등의 디앱을 구축하고 이더리움 생태계로부터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내세웠죠.
저는 이러한 차이점을 보며 시트레아의 차별화 포인트가 더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시트레아는 영지식 증명과 BitVM을 활용해 데이터 가용성과 검증 가능성을 모두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에서 해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디스프레드가 스폰서 중 하나로 참여한 오드덴버(Ord Denver)에도 다녀왔습니다. 3일간 진행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축제였던 오드덴버는 다양한 네트워킹 파티, 브런치 이벤트, 그리고 인스크립션 기술을 활용한 5000달러 상금의 해커톤 등 알찬 프로그램들로 가득했죠. 첫날 저녁 도착했을 때 행사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석해 있어 좋은 네트워킹 기회가 되었습니다.
시차 적응으로 인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짧은 시간에도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ETF 승인, 스택스(STX) 토큰의 가격 상승, 그리고 인스크립션 열풍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었는데요. 이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콜렉션인 비트코인 퍼펫 홀더들이 주축이 된 '비트코인 퍼펫 브런치(Bitcoin Puppet Brunch)'와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으로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디스프레드는 앞으로도 비트코인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데 앞장서려고 합니다.
2024년 이드덴버는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에서만 팔로우 했던 유명인사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10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돌이켜보면, 몇 가지 주제가 특히 머릿속에 남습니다.
우선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와 인공지능(AI)의 결합이 가져올 혁신의 가능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작년과 대비 큰 변화가 느껴졌던 오디널스와 비트코인 레이어2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탈중앙화금융(DeFi) 시장의 기준금리를 꿈꾸는 IPOR 랩스의 비전도 흥미로웠습니다. 한편 코인메트릭의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 프레임워크' 리포트는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글로벌 기준에서 바라본 한국 거래소들의 현 주소와 개선 과제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그 외에도 RaaS의 발전, 영지식증명(ZK)과 모듈러 기술의 부상 등 눈여겨볼 만한 트렌드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이드덴버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협력과 개방성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갈 다양한 프로젝트와 커뮤니티가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교류하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블록체인의 탈중앙 정신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업계 OG부터 이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까지 모두가 자유롭게 어울리며 자신의 관심사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블록체인 업계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 업계와 트렌드를 열심히 팔로우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블록체인을 보완해주고 있었고, 자신의 솔루션이 왜 필요한지 열변을 토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블록체인의 미래에 더욱 희망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유지되고 내년에는 더 큰 행사로 발전해 있기를 바라며 2024 이드덴버 탐방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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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버=임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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