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업에서 블록체인은 활용할 방안으로 토큰증권(ST),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다양한 분야가 논의되고 있지만 저스틴 김 아발란체 한국 대표는 외환(FX) 시장을 주목했다. “일주일 걸리던 일도 1초 만에 끝날 수 있다”면서 블록체인으로 외환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한계를 보완한 ‘서브넷’을 통해 규제 감독 업무도 유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 쟁글 라운지에서 열린 ‘쟁글·아발란체 프라이빗 밋업’에서 “이젠 금융을 위한 블록체인을 최적화해야 한다”며 FX 시장에서의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우선 블록체인이 FX 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은행이 싱가포르 달러를 팔고 미국 달러 100억 원어치를 살 때 결제·정산 기간만 최대 일주일이 걸린다”며 “결제 과정에도 중간 브로커가 많아 시세가 매번 다르고 각국의 ‘외국환거래법’을 준수해야 하므로 리스크를 감수할 비무장지대가 많다”고 말했다. 만약 은행이 웹3 지갑을 사용하면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다. 일주일 걸리던 일이 1초 만에 이뤄지면서 업무가 빨라지고 유동성이 확보돼 FX 시장의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서브넷’을 통해 금융당국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브넷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한계를 보완한 네트워크다. 네트워크 참여자를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달리 서브넷은 수정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서브넷은 프라이빗·퍼블릭 블록체인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라고 비유했다. 만약 금융당국이 ‘특정 업무는 제1금융권 기업만 가능하다'고 내부 문서에 규정하고 이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에 올리는 순간 해당 기업 외에는 업무를 할 수 없다. 제1금융권에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거나 제외돼도 수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서브넷을 이용하면 ‘화이트리스트’를 수정할 수 있다.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 업무는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 수많은 요건을 충족한 기업만 할 수 있다”며 “서브넷은 정부가 KYC 규제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시장 감독을 위해 수많은 요건을 일일이 들여다 볼 필요가 없고 시장 참여자도 수시로 바꿀 수 있어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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