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은행이 영업하기 좋았던 홍콩은 지금 가상자산 사업을 시작하기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법률이 있죠.”
10일(현지시간) 홍콩 구룡반도 카이탁 크루즈 터미널에서 열린 ‘비트코인 아시아 2024’ 패널로 참여한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 센터장의 전망이다. 홍콩이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거듭난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가상자산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법률·제도의 명확성 △개방적 문화 △풍부한 자본을 홍콩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홍콩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간단한 법률이 있다”며 “외국인이 쉽게 일할 환경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많은 중국 대기업이 홍콩에 진입하며 자본이 모이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홍콩의 정책 기조가 가상자산 산업을 촉진·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 중심지의 경우 중개, 거래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장벽과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 센터장은 탈중앙화로 중개인 없는 블록체인이 금융 허브 홍콩에서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법무법인 K&L게이츠의 이재호 변호사는 홍콩이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ETH 현물 ETF를 통해 투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이 상징적”이라며 “개인 투자자들도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산업에 투자하기 좋은 국가”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변호사는 산업 육성과 함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 허브로 새롭게 떠오르는) 일본과 싱가포르는 매우 우수한 투자자 보호 규정을 갖췄다”며 “지난 2022년 글로벌 거래소 FTX가 파산했을 때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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