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한카드는 오미세고(OMG)와 손잡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및 포인트 교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미 빠르고 안정적인 결제를 제공하고 있는 기존 업체가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뭘까.
가령, 포인트를 1,000원 이상 쌓아야 쓸 수 있는 업체 10곳에 각각 900원씩 적립했다고 하자. 이용자는 총 9,000원의 포인트가 있지만 혜택은 없다. 흩어진 포인트를 한 곳에 모아 쓸 수 있다면 큰 이득이다.
오미세고는 네트워크 내 모든 플랫폼의 디지털 화폐가 호환할 수 있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태국 기반 결제 서비스 업체 오미세가 만든 암호화폐로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자’(Unbank the Banked)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중개 기관을 줄이고 하나의 지갑만으로 네트워크 내 모든 결제와 다양한 금융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오미세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바탕은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로드맵에서 올해 1분기까지 오미세고 지갑 SDK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2월 28일 개발자가 기존 서비스에 오미세고 네트워크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SDK를 공개했다.
기존 업체는 오미세고의 전자지갑 플랫폼을 통해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한 각종 리워드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변환이 가능하다. 만약 10곳에 각각 900원씩 나뉘어 쌓인 포인트를 9,000원어치 암호화폐로 바꿔 원하는 결제에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결제 서비스가 상용화를 위해선 거래 처리 속도가 핵심이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이용자가 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확장성 문제를 겪는다. 오미세고가 뿌리를 두는 이더리움 플랫폼 창안자 비탈릭 부테린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창시자 조셉 푼은 지난해 11월 플라즈마 네트워크를 고안했다. 플라즈마 네트워크는 거래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메인 체인과 이어진 차일드 체인을 만든다. 데이터는 메인 체인에 기록되기 전 차일드 체인에서 먼저 처리돼 몸집을 줄인다.
오미세고는 플라즈마를 최초로 적용한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부테린과 푼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논문에서 플라즈마가 1초당 수십억 번의 상태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열린 분산경제포럼에서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효율성이 아니라 검열에 저항하고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플라즈마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성되면 거래 효율 면에서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황보수현 인턴기자 soohyeonhb@decenter.kr
- 황보수현 기자
- soohyeonhb@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