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스(EOS)는 지난해 6월 26일 오후 1시(UTC·협정세계시)부터 341일 동안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하면서 토큰을 발행했다. 길고도 길었던 ICO가 끝나면 ‘토큰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3세대 블록체인 기반의 운영체제(OS)를 지향하는 이오스는 9억 개의 토큰을 분배한 후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자신들을 대표할 21팀의 블록 프로듀서(BP)를 뽑는다. 그리고 그들이 플랫폼을 이끌고 나간다. 토큰 홀더들이 생태계를 구축하고 키워나가는 실험이다.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는 이오스가 걸어가는 ‘토큰 민주주의와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의 길을 차분히 따라가 보고자 한다.
이오스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 캐시에 이어 5번째로 규모가 큰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31일 현재 110억 달러가 넘는다. 1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오스재단은 다음 달 3일 ICO를 끝내고 메인넷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대형 코인 이오스의 메인넷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바쁘다. 우선 ICO 과정에서 발행했던 이더리움 기반의 ‘ERC20 이오스 토큰’을 새롭게 발행되는 이오스 토큰으로 바꿔주는 스왑(swap)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이오스 토큰이 발행된 후에는 이오스 플랫폼을 이끌고 나갈 블록프로듀서(BP)를 뽑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누가 얼마만큼의 코인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스냅샷’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토큰 보유자들이 대표인 BP를 뽑고 그들이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토큰 민주주의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 신대륙 ‘이오스’ 도착 준비 완료= 이오스의 메인넷 전환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다. 우선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가 3개월 전쯤 가장 먼저 “이오스 토큰의 메인넷 스왑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비트파이넥스도 지난달 코인 전환 지원을 발표했다.
국내 거래소들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메인넷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네시스 스냅샷 시점인 6월 2일 23시 59분 59초(한국시간 6월 3일 오전 7시)을 전후해 거래소에 보관 중인 이오스 코인의 이동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등은 오는 31일 오후 10시부터 이오스 입출금을 제한한다. 한빗코는 이보다 이른 30일 자정부터, 고팍스는 31일 자정부터 이오스 입출금을 중단한다.
거래소가 제시한 시간 이후에 이오스를 입금하면 스왑된 새로운 이오스 코인을 못 받을 수 있다. 또 스왑 이후 전환된 코인은 새로 출범한 메인넷이 안정된 후부터 입출금이 가능하다.
◆토큰 민주주의의 새로운 출발…21명의 BP 선출= 신규 코인을 거래하기 위해선 이오스 메인넷이 안정화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선 언제쯤 안정화될지 선뜻 예단하기 힘들다.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새로운 실험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인넷 출범 이후에는 개발사인 블록원이 아니라, 새롭게 선출되는 21명의 블록프로듀서들이 블록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블록인 제니시스 블록은 무작위로 임명된 21명의 ABP(Appointed Block Producer)가 만든다. 첫 번째 블록이 나온 후에 이오스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새로운 21명의 BP를 뽑는다.
21명의 BP를 뽑는 과정부터 ‘토큰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토큰 보유자들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를 원하면 투표권 행사를 위해 자신의 이오스를 EOS.IO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오스 토큰을 컴퓨터의 CPU나 네트워크, 메모리 등의 저장공간에 묶어두는 스테이킹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테이킹 된 이오스 갯수만큼 투표권이 주어진다. 스테이킹은 언제든 철회가 가능하다.
다만 거래소에 보관 중인 코인은 거래소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이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에 갖고 있는 토큰으로는 투표할 수가 없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한빗코와 오는 6월 출범하는 신규 거래소 데이빗이 블록프로듀서 투표를 지원하겠다 밝힌 상태다.
◆라운드마다 투표…토큰 보유자들이 생태계 구축하고 성장시켜= BP 투표는 일반 선거와 다르다.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각에 시작되고 종료되지 않는다. 라운드 단위로 선거가 열린다. 투표자들은 보유량에 관계없이 최대 30명의 블록프로듀서에게 투표할 수 있다. 가령 100개의 이오스를 갖고 있는데 30명의 BP에게 투표하면 30명이 모두 100표를 받는 구조다. 투표 결과는 매 라운드마다 산정돼 BP의 순위가 바뀐다. 다만 한 번 투표된 이오스 토큰은 3일 동안 이동이나 매매가 불가능하게 묶인다.
이오스 메인넷 출범을 위해선 최소 15%의 이오스 보유자가 투표에 참여해 21인의 BP가 제네시스 블록을 만든 ABP로부터 BP 지위를 넘겨 받아야 한다. 이상선 코리오스 대표는 “이오스는 토큰 보유자들이 만들어나가는 생태계”라고 평가했다.
◆21명의 BP 중요… 중국 자본 공세에 한국 BP 살아남을까= 21명의 BP들은 전 세계 이오스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글로벌 5위 암호화폐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는 전 세계적 관심이다. 특히 중국계 자본의 공세가 압도적이다. 비트파이넥스와 오케이코인, 후오비, 앤트풀 등 세계적 암호화폐 큰 손들도 앞다퉈 BP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BP들도 발걸음이 바쁘다. 한국에선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가 이끄는 이오시스(EOSYS)와 블록체인 기업 전문 투자업체 네오플라이가 주도하는 이오스서울(EOSeoul), 그리고 핀테크업체 페이게이트가 만든 이오스페이(EOSpay), 아이씨비의 아크로이오스(AcroEOS) 등이 후보로 올라와 있다. 표 대표는 이오스 투표에 대해 “한국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거래량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토큰을 가진 한국인들의 투표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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