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과 빠른 속도, 높은 보안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EOSIO 버전 1.0’이 공개됐다. 또 EOSIO 기반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메인넷 가동 작업도 시작했다.
1년 동안 준비한 이오스 메인넷 구동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오스가 주장한 ‘토큰 민주주의’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이오스 개발사인 블록원은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한계도 보여줬다”고 주장한다. 또 “블록체인은 세상을 투명하고 영속적이고 안전하게 만들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브렌단 블러머 블록원 CEO는 올 초 기자와 만나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선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쓸 수 있으면서 무료이고, 업그레이드나 기술적 오류 수정이 쉬우면서 처리속도도 빨라야 한다”며 “(블록원 CTO인) 다니엘 라르머는 여러 대의 컴퓨터가 작업을 나눠서 할 수 있는 병렬처리와 21명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지분위임증명(DPOS) 등의 방식을 적용한 이오스로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블록원 파트너였던 브룩 피어스 비트코인재단 회장은 “돈(money)에서 앞뒤에 있는 나(m과 y, my)를 빼면 하나(one)가 되는 것처럼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블록체인은 불투명한 것을 투명하게, 부패한 것을 부패하지 않게, 일시적인 것을 영속적으로, 불안한 것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며 “이오스가 블록체인 정신을 구현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자신했다.
◇ EOSIO 1.0 출시… 토큰 보유자 확인 위해 거래 중단 = 2일(현지 시간) 블록원은 깃허브를 통해 ‘EOSIO 1.0.1’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오스 플랫폼 위에 올라갈 각종 앱과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블록원은 “EOSIO를 활용하면 높은 수준의 성능과 보안성을 갖춘 블록체인 기반 앱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블록원은 1년에 걸친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이오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금 40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오스 메인넷 출범을 위한 절차도 시작했다. ERC20 토큰은 이오스 코인으로 바꾸고, 블록프로듀서(BP)를 선출하기 위해 토큰 보유자를 확인하는 스냅샷 작업도 3일 오전 7시 시작했다.
◇ 메인넷 6단계 거쳐 출범… BP 선거 코 앞= 메인넷은 크게 6단계를 거쳐 출범한다. 우선 ICO를 통해 배분된 10억개의 이오스 토큰 보유자를 확인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지난 30일부터 토큰 이동을 중단했다. 3일 오전 7시 진행한 제네시스 스냅샷 이후 보유자들은 메인넷 론칭 전까지 보유한 토큰을 옮길 수 없다.
모아진 스냅샷은 BP와 커뮤니티 구성원에 의해 검증된다. 사전에 꾸려진 BIOS 노드와 21개 ABP들이 스냅샷을 검증하면 이를 기반으로 이오스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을 만들고 나눠준다.
BIOS 노드 등 22개 노드가 만든 첫 번째 블록은 약 48시간 동안 네트워크 안정성과 각종 기능을 검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단계가 끝나면 다음 블록을 생성할 BP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율이 15%를 넘으면 메인넷 출범은 성공하고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이후 득표율에 따라 블록을 생성하는 21인의 BP 후보와 100명의 예비 BP들로 나눠지고 2분 6초마다 순서가 정해진다. 21인의 BP는 매년 신규 생성되는 1%의 코인 중 4분의 1을 갖고, 나머지는 121위까지의 후보가 득표율에 따라 분배받게 된다.
◇ 이오스 민주주의의 근간, 리카르디안 계약 = 이오스의 토큰 민주주의는 투표로부터 시작된다. 토큰 보유자들은 투표를 통해 블록을 만드는 21인의 BP를 뽑는다. 건전한 이오스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BP에게 투표하게 된다. 이오스 개발을 총괄하는 다니엘 라르머는 블로그를 통해 “이기적 욕심을 갖고 트랜잭션 수수료를 높게 정해서 이득을 챙기면 커뮤니티가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형 BP의 부정과 횡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오스 보유량이 많은 대형 BP를 중심으로 추가로 물량을 매수하거나 리베이트를 주고 표를 사는 방식으로 BP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BP들이 받는 보상이 적지 않은 만큼 악의적 의도를 가진 BP를 원천적으로 막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이오스 커뮤니티는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자체 규정, 헌법을 만들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당사자와 BP들은 헌법에 동의하고, 어기면 불이익을 받도록 한 것이다. 메인넷이 가동된 후 투표를 통해 확정된 헌법은 리카르디안 계약에 의해 법적 효력을 갖는다.
리카르디안 계약은 블록원의 자문을 맡은 암호학자 이안 그릭이 제안한 것으로 법률상 구속력 있는 계약을 디지털화해 컴퓨터와 사람이 모두 읽고 지키도록 만든 것이다. 사람의 언어로 돼 있어 법적 구속력을 갖고, 디지털로 돼 있어 컴퓨터로 검증이 가능하다. 그래서 리카르디안 계약은 투명성을 높여주고 계약의 위변조를 판별할 수 있어 다양한 계약에 활용된다. 이상선 코리오스 대표는 “리카르디안 계약이 이오스 거버넌스의 근간”이라고 평가했다.
◇ 입법·사법·행정… 3권을 분리한 이오스 생태계 = 이오스 헌법 초안은 EOSIO에서 제시했다. 지난 5월 31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됐다. 이오스 헌법은 투표의 대가 제공, 다른 멤버의 투표에 대한 영향력 행사, 폭력 등을 금지한다. 또 분쟁 해결과 자산의 권리에 대한 내용 등 20개의 조항을 담고 있다. BP의 직·간접적인 투자자가 누군지를 밝혀야 하는 조항도 있다. 헌법 변경은 구성원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투표를 통해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헌법에 대한 구속력 그리고 위반에 대한 처벌도 커뮤니티가 정한다. 커뮤니티는 사법부로써 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로 된 중재자를 둔다. 일반 기관 또는 제 3자에게 맡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헌법에 동의한 구성원들은 이를 어기거나 거짓 진술을 하게 되면 이오스 토큰 회수와 BP 자격 박탈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오스 생태계에서는 일종의 UN(국제연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를 만든다. 이오스의 UN에서는 BP들의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달해 생태계 유지를 위해 힘쓰게 된다. 이상선 대표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따로 쪼개져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민주주의의 의미는 모든 사람이 힘을 모은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오스 가격은 스냅샷 시각인 3일 오전 7시 현재 전일 대비 19% 오른 14.47달러, 시가총액 132억 7,735만 달러에 거래됐다. BP들에 대한 투표는 메인넷 출범 이후 스냅샷 기준으로 진행된다. 거래소에 이오스 토큰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는 투표참여가 불가능하다. 현재 BP 후보는 전 세계 27개국 100곳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이오시스(EOSYS), 케이오스(KEOS), 아크로이오스(AcroEOS), 이오스서울(EOSeoul), 이오스노드원(EOS NodeOne), 이오세이(Eossey) 등 6곳이 출마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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