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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④'보물선 코인'과 'ICO 평가'

150조 보물선, 백서·로드맵 없어…ICO 부작용

ICO, '자금조달 모델혁신' vs. '규제사각지대'

평가 극과 극 엇갈려…사기 등 피해 속출

성공적 프로젝트 위한 6가지 평가요소 점검

'블록체인·암호화폐' 필요한 사업인지 따져야

팀구성과 경험, 백서내용, 오픈소스 등 확인

BM 등 시장성, 사업 적법성 등도 꼭 짚어야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은 ‘150조원 보물선’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신일그룹이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이를 담보로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를 발행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일그룹이 인양능력도 없고, 코인발행구조와 상장가격이 비상식적”이라며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로드맵도, 백서도 없이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SGC에 대해 ICO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ICO 애널라이즈드는 5점 만점에 최하점인 1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보물선 코인은 ICO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ICO 열풍이 괴물을 만들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전 세계적으로 ICO 열풍이 거세다.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진행된 ICO는 총 537건, 137억 달러(약 15조3,000억원)에 달했다. 5개월의 투자금액이 지난 한해 ICO를 통해 조달한 65억 달러(약 7조 3,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ICO 시장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ICO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ICO를 ‘전통적 자금 조달 모델의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정당하지 않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규제 사각지대의 증권’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ICO를 둘러싼 사기와 허위·과장 정보 등이 넘쳐나고 피해자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놓고 사기를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신생기업 플렉스(PlexCorps)가 발행한 플렉스코인(PlexCoin) 이다. 가장 큰 규모의 ICO 사기 중 하나로 꼽힌다. 도미닉 라크로아 창립자는 가짜 전문가를 내세우고 “한 달 내에 1,354%의 수익률을 내겠다”며 허위로 약속했다. 자신의 금융 범죄 전과는 숨겼다. 투자자들은 뒤늦게 “창립자가 투자금을 편취했다”며 법원에 ICO로 벌어들인 1,500만 달러(약 170억원)에 대한 동결을 요구했다. 또 어라이즈뱅크도 ICO 과정에서 은행지분 매입, 비자카드 제휴 등을 허위로 유포한 혐의로 ICO 투자자금 6억 달러(약 6,400억원)가 동결됐다.

ICO는 그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거나 보장할 수 없다. 실패나 사기로 끝날 확률도 높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하다. 그렇다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 ICO 가운데 안전하고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ICO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방법은 많다. 크립토 펀드들은 자신의 기준을 세워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ICO에 대한 수 많은 평가 요소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6가지를 추려서 소개한다.

첫째 요소는 ‘프로젝트와 블록체인 기술의 정합성’이다. ‘프로젝트에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답변을 찾는 것이다. 가장 기본이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최근 ICO 자금 조달이 쉽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별다른 기술이나 계획도 없이 무분별하게 ICO에 나선다.

투자자라면 ‘과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가 비즈니스 모델에 꼭 필요한가’를 따져야 한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성패 그리고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다. 가령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데 있어 탈중앙화된 데이터 관리가 꼭 필요한지, 혹은 데이터를 시간순으로 저장한 후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꼭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 요소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들’이다. 팀멤버와 그들의 경험을 꼭 살펴야 한다. ICO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고도의 기술적 혁신을 요구한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선 장기 노력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팀에 대한 전문성과 비즈니스 경험 여부를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개발팀과 어드바이저에 대한 모든 것을 찾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의 학력과 직업, 과거 경력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필요하면 링크드인(Linkedin) 등 SNS 이용도 가능하다.

만약 과거에 주목할 만한 성과가 없거나 평판이 좋지 않은 어드바이저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험에 빠트릴 가능성이 더 높아 주의해야 한다. CEO와 CFO, CTO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ICO는 최소 50억원 이상 모금된다. 따라서 ICO 이후에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큰 규모의 사업 경험이 있는 경우가 좋다. 기업 관리와 경영은 풍부한 관련 지식과 운영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경력과 전문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요소는 ‘백서’(White paper)다. 백서는 잠재적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프로젝트의 기능을 강조해 회사에서 발급한다. ‘사업계획서’와 유사하다. 백서에는 비즈니스 모델부터, 로드맵, 자금조달 계획, 팀 정보 등 프로젝트의 모든 정보가 담겼다. ICO에 참여하려면 백서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백서도 읽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만약 백서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비즈니스 로드맵이 제시돼 있지 않고, 비즈니스 플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으면 초기에 투자금만 취하려는 일명 ‘먹튀 ICO’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넷째는 ‘오픈소스’(Github code)다. 깃허브(www.github.com)는 개발자가 코드를 공개해 호스팅하는 사이트로 이곳에 프로젝트 코드가 있는지 확인하자. 오픈 소스를 제시하는 ICO 프로젝트는 깃허브에 코드가 존재하는지가 중요하다. 깃허브는 개발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에서 작업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코드의 품질 평가도 가능하다.

다섯째는 ‘시장성’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성공적 ICO는 ‘몇 시간 만에 하드캡 달성!’ ‘수백억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런 수식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ICO에 참여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최고다. 그렇다면 프로젝트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디어의 잠재력, 프로젝트가 제시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제적 유용성, 프로젝트의 확장성, 경쟁자와의 차별성 등에 대해 검토해 보자.

마지막 여섯째는 ‘사업의 적법성’이다. 어떤 투자자도 정부에 의해 금지될 사업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사업을 할 때 적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여기다 비즈니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법률 문제를 다루기 위한 법률팀을 갖추고 있다면 더 좋다.

“ICO로 한 방에 인생역전”, “수백 배 벌었다”는 등의 ‘카더라 소문’이 난무한다. 그러나 얼마 전 보스턴 칼리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ICO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의 절반은 코인을 상장하고 4개월 이내 사라지거나 프로젝트가 실패한다. 안전하고 똑똑한 ICO 투자를 위해 앞서 언급한 6가지 포인트는 최소한 짚어보자.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편집자 주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권은경(오른쪽) 연구원은 동덕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블록체인과 금융보안, 정보보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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