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현재 시점에 정작 필요한 것은 실제 대중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이하 유니온)는 블로그를 통해 “웹 3.0 커뮤니티에선 더 좋은 기반 체인과 인터체인, 고객, 지갑, 브라우저 등을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개발자를 구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인프라가 먼저라는 가설은 실제 일이 돌아가는 방식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웹 생태계인 웹 3.0은 ‘앱-인프라 사이클’이 더 적합하다고 유니온은 분석했다. 앱이 초기 인프라의 구축을 이끌고, 다시 그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른 새로운 앱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유니온은 전구를 예로 들었다. 전구(앱)은 전력망(인프라) 구축에 앞서 발명됐다. 사람들이 전구를 광범위하게 사용하자 그제야 전력망이 필요하게 되었다. 전구와 전력망은 각각 1879년과 1882년 만들어졌다. 비행기(앱) 역시 공항(인프라)에 앞서 만들어졌다. 비행기는 1903년 탄생한 반면, 공항은 16년 후인 1919년에 지어졌다.
인터넷 세계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메시징과 이메일 서비스는 각각 1970년과 1972년 시작되었다. 이더넷과 TCP/IP, 그리고 인터넷서비스는 1973년 이후부터 만들어졌다. 그 이후 새로운 앱의 물결이 시작되면서 포털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포털은 검색 엔진과 웹 브라우저 등 또 다른 인프라에 영감을 주었다. 이 인프라는 또다시 1994년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를 탄생시켰다. 아마존과 같은 서비스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같은 인프라의 시작을 만들어냈고, 이 인프라는 냅스터(1999년), 판도라(2000년), 지메일(2004년), 페이스북(2004년)의 탄생의 기반이 됐다.
이렇듯 앱에서 인프라의 탄생이 촉발되고, 다시 그 인프라는 다른 앱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하는 게 새로운 기술의 패턴으로 봐야 한다고 유니온은 분석했다.
블록체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2008년)이라는 앱이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2015년), 코인베이스(2012년), 메타마스크(2016년)이 탄생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 인프라가 암호화폐공개(ICO)와 크립토키티와 같은 초기 서비스와 앱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현재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범용적인 앱은 거의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관련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유니온은 앱을 위한 도구(Tool)보단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앱이 먼저 탄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니온은 뉴욕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다. 초기 단계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유니온은 폴리체인캐피털, 코인베이스, 듀오링고, 킥스타터, 알고랜드, 플립 등을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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