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터 Decenter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이 나왔지만, 이를 활용한 주목할만한 ‘콘텐츠’는 많지 않다. 표철민 대표가 이끄는 체인파트너스는 이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프로토콜과 콘텐츠의 연결고리인 ‘유틸리티’에 집중해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탄생을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2일 본사가 위치한 역삼동에서 디센터 기자를 만나 “체인파트너스는 벨리데이터원(V1)이란 팀을 만들고 이오스(EOSIS), 클레이튼과 같은 유력한 기술을 보유한 체인의 친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파트너 비즈니스는 우리나라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체인파트너스의 비전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표철민 대표는 디센터가 주관하는 블록체인 콘퍼런스 ‘Fuze 2018 : Two World Meet’에 참석해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많은 곳은 기술적, 운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체인마다 다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응용하기 위해선 상당한 이해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체인파트너스는 그동안 이오스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오스는 단지 시작일 뿐, 다른 체인에 대한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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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대표는 “이오스와 트론의 DPoS 선거를 치르고 분산형 암호화폐 거래소(DEX), 웰렛 등 여러 서비스를 만들면서 조력자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서 “V1은 일반인과 외부 개발자의 블록체인 생태계로의 진입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플랫폼 역시 질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선 이해도가 높은 체인파트너스와 같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V1의 브랜드가 양질의 서비스임을 증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철민 대표는 토큰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증권형 토큰의 역할을 강조했다. 통제된 증권형 토큰은 정부가 원하는 비상장 주식의 원활한 유통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벤처캐피털 등 초기기업 투자자들은 토큰화된 주식을 좀 더 쉽게 매각해 투자를 회수할 수 있고, 개인 및 기업 투자자는 초기 기업 혹은 상장되지 않은 유망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표 대표는 “우리나라 회수 시장은 막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참여 기회 확대는 회수 시장을 활발하게 함과 동시에 재투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창업과 대기업의 인수·합병(M&A)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이 암호화폐공개(ICO)를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ICO를 허용하자는 급진적인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그의 주장은 기존의 비상장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의 편의성을 높이자는 쪽에 가깝다.

표철민 대표는 “정부는 비상장 주식거래의 활성화를 정책으로 삼고 있다”면서 “이미 미국에선 비상장 주식이 토큰화돼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11월 14일 ‘비상장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비상장 장외시장인 K-OTC에서 거래되는 대상기업의 요건을 폐지해 거래대상 기업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래가 가능한 자산도 주식 이외에 사모펀드와 창업투자조합의 지분증권으로 확대됐다.

미국에선 이미 비상장 주식이 토큰화되어 매매되고 있다.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라이선스를 보유한 중개인은 토큰화된 증권(Tokenized security)의 거래를 주선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발행된 회사 주식의 거래 기록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으며, 이는 곧 비상장 주식의 토큰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코인베이스, 크라켄, 비트렉스 등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는 ATS 라이선스 취득에 관심을 두고 있다. 물론 ATS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토큰화된 증권을 거래하기 위해선 엄격한 규제 아래 명문화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표 대표는 “대중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라는 기능만 막아놔도 토큰화된 증권 거래 시스템이 기존 시장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서 “토큰화된 증권은 오히려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상대방위험과 유동성 문제 등을 해결해 기업의 성장을 돕고, 이는 더 많은 기업이 기존 상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장 기업의 토큰화된 주식을 예탁원이나 민간 신탁사에 맡기는 방식으로 위법 행위를 방지할 수 있고, 블록체인 기술로도 불법적 해외 유통, 무분별한 상장 등의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인 체인파트너스는 데이빗(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덕(암호화폐 결제), 폴라리스(EOS 기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이오시스(투자 및 엑셀러레이팅), 토크노미아(토큰경제 자문), 크립토 파이낸스(리서치 및 OTC) 등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체인파트너스는 지난 5월 벤처캐피털로부터 118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Fuze 2018’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주최하는 ‘ABF 2018’ 행사의 콘퍼런스다. ‘ABF 2018’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마포 서울창업허브와 장충동 신라호텔, 한강 세빛섬 등 서울 각지에서 열린다. 서울시와 서울경제신문, 체인파트너스, 위워크, 일본의 CTIA, VCG가 공동주최하며 디센터가 주관한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