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미는 필요 없습니다. 이제 게으르지만 똑똑한,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베짱이를 지향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넘어 무엇을 열심히 일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는 31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의 메인 컨퍼런스 ‘fuze 2018’의 연사로 참석,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적합한 인간상을 제시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궁극적인 미션은 분배 매커니즘을 재정립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일자리 자체에만 목맬 것이 아니라 놀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졌지만 정작 사람의 자리가 없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꼬집었다. 그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여러 가지 도구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며 “어떤 형태의 직업이 나오든 간에 그 직업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만 한다면 자동화에 대한 욕구는 필수적으로 뒤따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풍요로운 자본주의에서 소비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기 위해 일자리가 필요했지만 앞으론 일자리가 없어도 자본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본 소득’이라는 새로운 분배 매커니즘을 제시했다.
그는 “21세기의 주요 화두는 자본 소득을 일자리 문제와 대치시키는 것”이라며 “요즘 ‘건물주’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곤 하지만 자본 소득 자체를 나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보스코인의 ‘퍼블릭 파이낸싱’(Public Financing)이 기존의 일자리 없이도 자본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자본 소득으로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위에서 일자리 중심이 아닌 자본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블릭 파이낸싱은 보스코인에서 지향하는 자본 조달 방식이다. 보스코인 플랫폼의 모든 참여자는 똑같이 가진 1인 1표를 통해 자본 조달 여부를 결정한 후 수반되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최 대표는 “퍼블릭 파이낸싱은 나의 자본을 내가 결정한다는 기본적인 원리에서 출발한다”며 “이는 모두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신뢰 네트워크는 기존 금융 시장에서 결코 상상하거나 실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생각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BF in Seoul 2018’은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가 주관하고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신문, 체인파트너스, 위워크 등이 공동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다. 31일까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과 위워크 등에서 ‘퓨즈(fuze) 2018’과 ‘ABF 페스타(Festa)’ 등이 개최된다.
/김소라기자 sr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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