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흔들리는 베네수엘라 경제 시스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또 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비트코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팍스풀(Paxful) 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도 급격히 늘었다. 팍스풀 관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난해 대비 올해 비트코인 거래량이 약 74.66% 늘었다”며 “거래 빈도수도 지난해 대비 118% 늘어 평균적으로 한 달에 6만1,534건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4만여명의 라틴 아메리카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팍스풀에 베네수엘라 고객은 약 9,000명에 이른다. 팍스풀 측은 “이들 중 1,123명은 활성 사용자”라며 “거래량으로만 따질 때 베네수엘라는 팍스풀에서 이뤄지는 전체 거래에서 약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계 인스타쉬프트 거래소의 제이콥 마니 마케팅이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상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이는 등 암호화폐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베네수엘라는 (경기침체로 인해) 암호화폐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휴지 조각이 된 볼리바르화 대신 베네수엘라 국민이 택한 것은 암호화폐였다. 암호화폐를 통해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시도가 이어진 것이다. 또 다른 외신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비트코인은 가능성 그 자체”라며 “희망을 위해 비트코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값싼 전기 값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개인들의 움직임 또한 도드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모든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 대해 포괄적인 규칙을 설정할 것이며 암호화폐 산업을 감독할 규제기관(National Superintendency of Crypto Assets and Related Activities)을 세운다고 밝힌 상태다. 이 기관은 앞으로 베네수엘라 내에서 이뤄지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감시하고 채굴 장비도 합법적으로 압수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주요 통화처럼 쓰일 수 있을까. 외신들은 베네수엘라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암호화폐가 볼리바르화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은 원유 연계 암호화폐인 페트로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경제를 살릴 리 만무하고, 야당 지도자들은 비트코인을 지지하고는 있으나 기존 화폐인 볼리바르화 살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비트코인 대안론도 없지 않다. 러시아 통신사 RT의 맥스 카이저 기자는 “비트코인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있어 생명줄”이라며 “미래에도 비트코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화폐 경제를 비트코인 중심으로 바꿔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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