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오비가 OTC(Over-The-Counter) 데스크 서비스를 출시한다. 후오비는 “OTC 데스크 서비스는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간 거래, 명목화폐(Fiat Money)와 암호화폐 간 거래를 지원한다”며 지난 15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에 공지했다. 후오비에 따르면 미국 달러(USD), 영국 파운드화(GBP), 유로화(EUR)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그리고 다른 암호화폐와 거래할 수 있다.
OTC는 장외거래를 의미한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투자 자산을 당사자 간에 직접 거래한단 뜻이다. 전통 금융시장에선 채권 시장의 장외거래가 활발하다. 채권은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일정한 형식을 만들어 거래하기 어렵다. 채권마다 만기구조와 상환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래소를 통하기 보다, 서로 조건이 맞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를 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이때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중개인(broker)이라 한다. 중개인은 양측을 연결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OTC도 채권시장의 OTC와 비슷하다. 소액 투자자는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방식이 간편하다. 그러나 고액 투자자의 경우는 다르다. 예를 들어 투자자A가 거래소에서 대량으로 BTC를 구입하려 한다. 그런데 거래소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사고 싶어도 다수 거래소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어렵다. 이뿐 아니다. 투자자A가 원하는 만큼 대량의 BTC가 해당 시점에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으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유동성 문제가 있는 것이다. 거래소를 통해 대량으로 BTC를 구입하면 금전적 손해를 볼 여지도 있다. BTC를 사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을 대량으로 구입하려는 고액 투자자가 OTC로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문제는 ‘신뢰’다. 예를 들어 직거래를 한다면, 상대가 실제 BTC를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고객신원확인(KYC, Know Your Customer),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OTC 시장에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중개자가 필요한 이유다. 후오비, 크라켄(Kraken) 등 상위 거래소들이 OTC 거래 지원에 나선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제프 아담스 후오비 글로벌 세일즈 매니저는 “디지털 자산에 관해서 보다 안정된 금융 시장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의 수요를 읽었다”고 했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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